대구 달서구에서 중구로 사무실 이전을 계획하고 있는 김태복(47)씨. 최근 일주여일간 이삿짐 센터에 예약을 못했다. 이삿짐 센터에 전화를 걸었지만 업체마다 이달말까지 예약이 꽉 차 있어 7월이 돼서야 가능하다는 말만 들었다.
이달 말로 취득세와 양도세 세제 감면혜택이 끝나면서 이사 비수기인데도 5,6월 이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사가 뜸했던 이전과 달리 장마철 비수기인데도 6월 중순부터 매일 '손 없는 날'을 방불케 할 정도로 이사가 폭주하고 있다. 야간 아르바이트 일꾼까지 고용해야 그나마 이사 물량을 다 쳐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수기에 왠 이사특수
국토교통부 5월 아파트 매매거래 자료에 따르면 대구는 지난 한달 거래량이 6천61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2%(2천28건)나 증가했다. 경북도 같은 기간 4천766건보다 29.2%(1천393건)증가한 6천159건을 기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달 아파트 거래량의 경우 세감면 혜택종료를 앞두고 거래물량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1년전(3천879건)보다 2배 이상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사 수요 급증은 급감한 미분양 물량 소진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취득세 감면 혜택 이전인 지난해 9월말 기준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모두 3천329가구다. 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취득세 감면 영향으로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중대형의 경우 7개월 만에 무려 1천358가구나 줄어든 1천735가구로 집계됐다.
대진익스프레스 관계자는 "세제 감면 혜택이 끝나기 전 이사를 하려는 예약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면서 "매일 손 없는 날처럼 수요가 많다"고 했다.
법무사, 공인중개사 들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4.1 부동산 종합대책의 세제감면을 받으려면 등기이전을 이달안에 해야하기 때문이다.
금강법무사 이상훈(32) 실장은 "작년 같은 달 보다 올해 일이 2~3배 늘었다"고 밝혔다.
코오롱부동산 박미영 공인중개사는 "문의가 실 매매로 이어지는 확률이 전달보다 눈에 띄게 높아졌다"며 "요즘은 문의가 5건 정도 오면 2건 이상은 계약자들이 사무실을 찾는다"고 했다.
◆풍요 속 불안
아파트 거래량 폭주가 마냥 반길일은 아니다. 세제혜택이 끝나면 주택 거래절벽이 발생하는 보릿고개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달 물량은 전년도(3천872건)의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7과 8월이 여름방학과 바캉스 시즌으로 전통적인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파트 거래가 1천건 정도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것.
실제로 부동산시장에서는 취득세 감면 혜택이 주어진 시기와 그 이후의 주택거래 물량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모양새가 여러 차례 나타났다. 2011년 3월 31일부터 취득세 감면 혜택이 시작되면서 주택 거래는 살아났으나 감면 종료를 앞둔 12월에는 막바지 물량이 몰렸다. 이달 대구경북지역 주택 거래량은 각각 7천433건, 7천494건으로 급증했다. 이 수치는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37.5%(2천26건)·44.3%(2천301건) 는 것이다.
지난해 4월부터 9개월 동안 취득세 감면 혜택이 있었을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세제혜택을 보려는 주택구매자가 증가하면서 전달에 비해 대구경북이 각각 41.5%(2천179건), 49.9%(2천495건) 늘었다. 그러나 이같은 막바지 쏠림은 혜택이 사라진 2012년 1월에는 거래절벽으로 되풀이 됐다. 2012년 1월 거래량은 각각 1천568건, 2천205건에 불과했다.
권오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이사는 "정부가 한시적인 취득세 감면 조치를 반복시행하면서 시장과 소비자들이 학습효과에 젖었고 내성이 생겼다"며 "7월 이후 거래절벽이 예고되는 것도 이같은 이유"라고 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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