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창조가 미래 창조다] <4> 컬러풀 대구 축제를 세계적인 퍼레이트 축제로 만들자

'컬러풀 축제' 지켜보던 시민들 "명품 축제 하나 나오겠는걸"

지난해 10월 중앙로 및 동성로 일원에서 열린 '컬러풀대구페스티벌'. 시민들은 이틀간 펼쳐진 퍼레이드를 보면서 큰 박수를 보냈다.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40개 팀이 중앙로에서 2시간 동안 벌인 퍼레이드는 고만고만한 축제 아이템에 식상해하던 시민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김범일 대구시장을 비롯해 내빈석에 앉아있던 인사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컬러풀대구페스티벌이 퍼레이드 축제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이었다. 이후 대구시와 대구문화재단은 2013 컬러풀대구페스티벌부터 퍼레이드 중심으로 꾸려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부대 행사들은 가급적 축소하거나 퍼레이드에 어울리는 행사 위주로 재편, 모든 역량을 퍼레이드에 집중시켜 대구 퍼레이드를 세계적 행사로 만들어보자는 데 의기투합했다.

◆어떻게 꾸려지나

10월 11~13일 개최되는 올해 컬러풀대구페스티벌의 백미 퍼레이드는 마지막 이틀간 열린다. 첫날은 예선, 마지막 날은 본선으로 생각하면 된다.

참가팀은 예선 80~100팀, 다음 날은 43개로 예상한다. 초청팀은 첫날 20개, 본선 때 17개 정도로 잡고 있다.

사무국은 올해부터 전국 최고 퍼레이드 축제가 될 것으로 자신한다. 이유는 우선 예산. 총예산은 9억원 정도로 여느 축제에 비해 많다고 할 수 없지만 거의가 퍼레이드 준비 및 진행을 위해 쓰인다. 부대 행사가 많은 다른 축제와 차별화되는 대목. 시상금 규모는 전국 최고. 총 시상금은 7천600만원인데 대상에 2천만원이 수여된다. 작년 대상팀인 '선덕여왕 숭모회'에 지급됐던 돈이 50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4배나 높게 책정했다. 그만큼 퍼레이드 참가팀의 높은 수준을 기대한다는 얘기다. 국내에 가장 잘 알려진 수원화성문화제와 천안 흥타령춤축제의 퍼레이드 대상이 각각 1천만원과 600만원에 불과하다.

전국적 명성을 가진 퍼레이드 팀들도 출연시킬 예정. 어떤 팀은 바이크 100대를 출연시키겠다는 제안을 해왔다. 또 다른 팀은 각양각색의 슈퍼카들을 갖고 나오겠다고 했단다.

퍼레이드 전 구간은 1.6㎞(대구초교~중앙파출소)이며, 메인 구간은 460m(중앙네거리~중앙파출소) 정도다. 시민들이 옮겨 다니면서 구경하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스타트, VIP, 피날레 등 3개 구간에 걸쳐 대형모니터를 보면서 진행요원이 현장 중계를 한다. 다른 도시 퍼레이드에 비해 행사 진행 구간이 짧은 단점을 보완하는 점이 특징이다.

◆세계적 퍼레이드가 되려면

현재처럼 대구시의 예산 지원이 이뤄지면 국내 최고 수준의 퍼레이드 축제가 되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다만 세계적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최주환 감독은 하드웨어적인 부분에서 행진 거리가 짧다고 말한다. 2㎞는 돼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해 대구문화재단 산하 컬러풀대구페스티벌 기획자문위원회 위원들도 의견을 같이한다. 문무학 위원장은 "중앙네거리~중앙파출소 구간에서 열리는 메인 행사를 대구역네거리로 확대하면 해결될 수 있다"는 제안도 했다.

대구 퍼레이드의 도약을 위해선 장소와 축제 시기만큼은 현단계에서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과제. 이름있는 국내외 축제들은 매년 같은 장소에서 같은 날짜에 열린다. 그래야 참가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그것에 맞춰 준비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컬러풀대구페스티벌의 경우 개최 날짜가 대구시의 일정에 따라 달라진다. 올해도 세계에너지 총회 일정에 맞춰 수정됐다.

예산 역시 뛰어넘어야 할 과제. 비록 퍼레이드 축제에 붓는 예산이 많다고는 해도 고정 경비를 제외하면 가용 재원은 많지 않다. 예산이 뒷받침돼야 세계 유명 축제를 벤치마킹할 수 있는데 여유가 없으니 고작 국내 행사들을 둘러보는 것에 그친다. 최 감독은 지난주 교토 기온마츠리 축제를 보고 왔는데 자비를 사용했을 정도다. 경민대 박상순 교수는 "감독이 다년간 해외 축제를 보면서 새로운 구상을 해야 축제가 몇 단계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감독 임기를 보장하고 전권을 줄 필요가 있다. 지난해 축제 준비 때도 3년 정도의 임기를 보장한다는 묵시적 동의 아래 감독이 선임됐지만 올해 대구시와 문화재단은 새 감독을 다시 영입했다. 최현묵 수성아트피아 관장은 "감독이 파리 목숨이면 축제의 미래는 없다"고 했다.

대구의 한 문화계 인사는 "대구시장이 바뀌면 다시 축제 콘셉트가 달라지는 악순환이 돼서는 축제의 의미가 없다. 누가 대구시장이 되든 퍼레이드를 세계적인 축제로 키워야 하고 문화예술인들이나 대구시 관료들도 여기에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정암기자 jeongam@msnet.co.kr

◆국내외 주요 퍼레이드 축제

▶수원화성 문화제

'화성에서 춤추다' 퍼레이드는 수원화성문화제의 대표 프로. 3.4km 구간에서 지정참가단체(의장대, 군악대, 국내외 공연팀)와 경연참가팀이 공연을 한다.

▶천안 흥타령춤축제

거리 퍼레이드를 주로 하는 천안의 명품. 참가 예정 인원은 50팀 3천명 정도.

▶창원 산타바이크 퍼레이드

10월 마지막주 창원에서 벌어지는 경남지역 대표 축제. 국내외 퍼포먼스팀과 기업체, 시민단체 등 50여개팀 6천여명 정도가 참여한다. 창원이 기계 수송 공업도시인 점을 감안해 각종 생산장비를 활용한 퍼레이드가 이채롭다.

▶브라질 리우 삼바 카니발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매년 2월말부터 3월초까지 4일간 열리는 세계 최대 축제 가운데 하나. 퍼레이드 참가 인원수만 10만 명이다.

▶독일 뮌헨 맥주 축제 '옥토버 페스티벌'

매년 9월말부터 2주간 열리는 축제. 구경꾼까지 합쳐 연인원만 600만 명에 이른다.

▶이탈리아 베니스 카니발

이 나라 최대 축제. 화려한 패션과 다양한 가면을 구경할 수 있는 물의 도시 베네치아에서 열리는 것부터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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