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한 공무원이 '카톡'으로 보내준 유머다.
어느 날 한 공무원에게 천사가 나타나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노라고 했다. 공무원이 '멋진 해변에서 휴가를 보내고 싶다'고 첫 번째 소원을 말하자, 어느새 아름다운 해변에 와 있었다. '아름다운 여인의 시중을 받고 싶다'고 한 두 번째 소원도 금방 이뤄졌다. 마지막으로 공무원은 고민 끝에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항상 느긋한 휴식을 즐기고 싶다'고 세 번째 소원을 말했다. 그러자 그는 어느새 자기 사무실에 돌아와 있었다.
독일에서 나온 유머로 알려졌는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디서든 공무원은 일은 거의 하지 않고 시간만 때우고 월급을 받는 직업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 오죽했으면 독일 유머에 '공무원 놀이'라고 하면 '먼저 움직이는 사람이 지는 게임'이라고 정의해 놓았을까.
물론 한국의 공무원들이 전부 그렇게 놀고먹는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공무원을 폄훼하려는 것이 아니라, 얼마 전 9급 공무원 시험이 사상 최대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뉴스를 보고 국가의 미래가 걱정스러워 하는 말이다. 솔직히 공무원은 대외경쟁력을 높이거나 생산력을 향상시키는 데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 직업이다. 그런데도 대학 졸업생 절반 이상이 공무원 시험 준비에 매달리고 있다니 과연 제대로 굴러가고 있는 나라인지 의심스럽다.
한 고위 공무원이 들려준 얘기다. "공무원 조직에 공부 잘하고 똑똑한 사람은 거의 필요 없습니다. 윗사람 지시를 잘 따르고 민원인의 얘기만 잘 들어주면 되는 곳이기에 똑똑한 사람도 둔재로 만들어 버립니다." IMF 이후 안정된 직업을 바라는 개인적 갈망과 심각한 구직난으로 인해 공무원이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과연 미래에도 그 인기가 계속 유지될까. 반드시 그렇지 않다고 본다. 불과 20년 전 공무원의 위상이 이만큼 높아질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듯, 20년 후의 사회 분위기는 지금과는 사뭇 달라져 있을 게 분명하다. 미국이나 일본 같은 선진국의 경우 공무원은 지루하고 재미없는 직업으로 인식돼 그다지 인기가 없다. 비록 한국의 취업 환경이 너무나 거칠고 척박하다곤 하지만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길을 찾아보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일자리 창출에 정부와 기업이 제 역할을 못하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젊은이들의 용기와 도전정신이 필요한 때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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