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어 A·B형, 뭐가 좋을까?…첫 수준별 수능 D-100

자신의 위치 객관적 판단…중위권이라면 쉬운 A형, 다른 과목에 더 집중해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7일) D-100일인 30일 오전 대구 대륜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칠판에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7일) D-100일인 30일 오전 대구 대륜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칠판에 '포기란 배추를 세는 단위' 등의 격문을 적어놓고 공부에 몰두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대구 수성구의 한 고교 3학년인 A군은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 중이다. 5등급대인 자신의 성적을 감안하면 수능 영어영역에서 B형보다는 쉬운 수준인 A형으로 바꾸는 게 옳겠지만, 앞으로 성적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보면 모의평가 때 치러온 B형을 유지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지역 상위권 대학이나 수도권 대학에 가려면 영어 B형을 택해야 하잖아요. 물론 지금까지 나온 모의평가 성적으론 그런 대학에 가는 게 어려우니 영어 A형을 택하는 게 나을지도 몰라요. 어떤 선택이 최선일지 모르겠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바뀌어요."

2014학년도 수능시험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압박감 속에 수능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은 여느 해와 다름없지만 이번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은 고려해야 할 요소가 더 늘었다. 올해 첫 수준별 수능이 시행되는 가운데 수험생들은 A, B형 중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에 빠져 있다.

이번 수능의 최대 변수는 수준별로 수능이 치러진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대체로 계열별 구분이 되는 국어, 수학과 달리 영어에서 쉬운 A형과 그보다 어려운 B형 가운데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가 문제다.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B형을 택하고 가산점을 받는 것과 A형을 골라 좋은 점수를 얻는 것 중 어떤 게 더 나은지 아직까지 고민 중인 수험생들이 적지 않다. 수능 원서 접수가 마무리되는 9월 6일까지 수험생들은 과목별 유형 선택을 마무리해야 한다.

인문계열 상위권 학생들 경우 국어 B-수학 A-영어 B 조합을 고르는 게 일반적이다. 평균 4등급대 성적을 유지 중인 재수생 B(19'인문계열) 군은 아직 영어에서 어느 유형을 택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데다 한 달여 뒤엔 수시모집이 시작되니까 빨리 결정을 해야 한다. 하지만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게 아닐까 걱정스러워 쉽게 결론을 못 내리겠다"고 했다.

고3 수험생을 둔 학부모 C(48'여'달서구 신당동) 씨는 "대입제도가 바뀔 때마다 고려해야 할 변수가 줄기는커녕 더 는다는 게 어이가 없다"며 "아이 성적이 5등급 정도로 중위권이어서 A, B형 중 어느 것을 택하는 게 유리할지 판단이 어렵다"고 했다.

다년간 진학 지도를 해온 고교 교사들은 수험생들이 자신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바라본 뒤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구시교육청 진학진로지원단 박재완 단장(혜화여고 교사)은 "고3 수험생들은 여태까지의 모의고사 성적보다 수능 성적이 더 오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5~7등급대 학생들 경우 영어 B형을 택했다면 지금이라도 서둘러 영어 A형으로 바꿔야 할 것"이라고 했다.

대구시진학지도협의회 김장중 회장(경원고 교사)도 "중위권 이하 수험생이라면 다른 과목에 좀 더 집중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고 표준점수 관리에도 유리하다는 점에서 하루빨리 A형으로 돌아서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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