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철물점의 이미지를 싹 바꾼 업체가 있다. '한빛철물마트'는 공구, 수도, 전기용품 등을 누구나 찾기 쉽게 매장을 꾸미고 출장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마트 형식의 철물점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이 집 열쇠를 맡기는 철물점
한빛철물마트는 황학영'김봉흔 공동대표가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철물점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2009년 경북 구미에서 문을 연 업체다. 두 대표는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철물점이 어둡고 정리정돈이 제대로 돼 있지 않다는 점에 착안,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철물마트를 떠올렸다.
친구 사이인 두 사람은 장사가 될 만한 곳을 찾기 위해 지금의 가게가 있는 구미 도량동 주변을 100번 이상 둘러보며 사업을 구상했다.
한빛철물마트는 누구나 편하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차별화된 매장을 만들고 주변 아파트와 주택가를 중심으로 출장 설치 서비스를 제공하는 철물점을 지향한다.
황 대표는 "아파트 단지나 빌딩 등을 관리해주는 업체에서 일하다 보니 전기설비나 수도 등에 대한 사전지식이 많았다"며 "직장생활을 통해 고객들이 어떤 부분을 필요로 하고 불편해하는지 잘 알고 있었던 것이 사업 성공의 키포인트"라고 말했다.
새로운 콘셉트의 철물점은 이내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철물점을 연 지 1년 6개월 만에 220여㎡ 규모의 점포로 사업을 확장하고 3년 만에 연매출 3억원을 달성했다.
한빛철물마트는 전구를 갈거나 수도꼭지를 설치하는 간단한 일에도 출장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을 늘려나갔고 고객이 집을 비울 때는 열쇠를 맡겨두고 서비스를 신청할 정도로 신뢰를 받고 있다.
황 대표는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하면 그 집에서 나올 때는 몇 배의 일을 받아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열쇠까지 맡겨둘 정도로 우리를 신뢰해주는 손님들을 보면 일을 잘하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창업컨설팅으로 사업확대
지난해부터는 창업컨설팅으로까지 사업을 확대했다. 사업이 성공하자 철물점을 열고 싶어하는 예비 창업자들의 문의가 이어졌고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김 대표는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실패가 뻔히 눈에 보이는 데도 철물점을 창업하려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철물마트 운영 성공에서 만족하고 멈출 수도 있었지만 예비 창업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창업컨설팅에 도전했다"고 했다.
작년 6월 창업컨설팅을 통해 구미 원호점이 문을 열었고, 7월에는 한빛철물마트의 이름으로 특허청 상표출원을 했다. 이후 전국 각지에서 컨설팅 요청이 쏟아졌고 부산, 청주, 강릉, 화성, 대전, 파주 등에 11개의 점포가 개설됐다.
창업컨설팅 사업에도 두 대표가 추구하는 한빛철물마트의 경영철학을 그대로 담았다.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누구나 운영할 수 있는 철물점을 콘셉트로 점주들의 사전교육과 함께 개설 이후 소통을 중시했다.
두 대표는 철물점을 창업하는 경우 트럭으로 물건을 가져오는 중간도매업자에게 한꺼번에 제품을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초기 비용이 많이 들었다. 이런 점에 착안해 한빛철물마트는 초기 물품 구입비용을 절약하고 매장 진열까지 도와줘 창업자들의 부담을 덜어준다.
일주일 정도의 창업자 교육 기간에는 출장 설치교육을 비롯해 광고 및 전단 홍보, 인터넷을 활용한 홍보 등 마케팅 비법도 전수한다. 창업 이후에도 점주들이 직접 방문하거나 본점에 연락해 추가 교육을 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두 대표는 '누구나' 창업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아무에게나 컨설팅을 해주지 않는다. 쉽게 생각하고 덤벼드는 창업자들은 실패 확률도 높기 때문이다.
"창업 문의가 쏟아지지만 직장을 다니면서 운영하는 투잡을 생각하거나, 지나치게 기대를 많이 하는 창업자들에게는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기를 권합니다. 간절한 마음이 없으면 창업에 성공할 수 없다는 걸 지난 3년간 배웠기 때문이죠. 그 덕분에 11개 점포 점주분들도 본점만큼이나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보람을 느낍니다."
글'사진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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