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외국인이지만 국가보훈처로부터 독립운동가로 선정된 고종의 밀사(密使) 호머 헐버트 박사를 기리는 열기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박사의 증손자인 킴벌 헐버트(34)가 13일 문경새재를 찾아 문경시와 특별한 인연을 맺는다.
문경시와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에 따르면 킴벌 헐버트는 12일 서울 합정동 양화진외국인묘지 내 백주년선교기념관에서 열린 박사의 탄생 150주년 기념식 및 64주기 추모식에 참석 한 뒤 다음날 문경을 방문해 고윤환 문경시장, 현한근 문경문화원장 등과 함께 문경새재를 찾은 다음 미국으로 돌아간다는 것.
박사의 증손자가 문경새재를 찾는 까닭은 13일 오전 10시 옛길박물관 야외전시장에서 '문경새재아리랑비' 제막식이 열리기 때문이다. 헐버트의 한국 사랑과 아리랑 사랑을 기리고 헐버트 가문과의 교류를 위해 문경시가 광복절을 앞두고 제막식 행사를 가지면서 박사의 증손자를 초청한 것이다.
이 비에는 국내 유일한 아리랑 악보이자 서양에 최초로 알려진 아리랑으로 확인된 헐버트 박사의 문경새재아리랑과 초상화가 새겨져 있다. 가로 3m, 세로 2m의 문경새재아리랑비의 앞면에는 박사의 얼굴과 함께 1896년 박사가 '문경새재 박달나무 홍두깨 방망이로 다나간다'라는 가사 등을 채보한 서양악보를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 또 뒷면에는 "문경새재는 모든 아리랑의 고개 대명사로 알려져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삶속에 눈물과 애환, 희망과 미래가 녹여져 있는 공간이다. 이에 문경새재 고개에 깃든 아리랑의 역사와 헐버트 박사를 기억하고자 이 기념비를 세운다"고 적혀 있다.
뒷면의 비문은 현 문화원장과 함께 아리랑 관련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고 시장이 직접 지었으며, 글씨는 아리랑가사 만수쓰기를 추진하고 있는 한국서학회 이곤 명예회장이 썼다.
호머 헐버트 박사는 1886년 최초의 근대식 교육기관인 육영공원 영어교사로 입국해 독립신문의 영문 주필을 맡았다. 고종에게 헤이그 밀사 파견을 건의한 뒤 이준 열사 등과 함께 헤이그 밀사로 파견되는 등 우리나라의 국권회복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았으며 문경새재 아리랑을 한국의 대표 아리랑으로 서양에 소개했다.
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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