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시사기획 창-끝나지 않은 고통' 편이 20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폐 손상에 영향을 줬다는 보건복지부의 공식 발표가 있은지 벌써 1년 6개월이 지났다. 문제가 된 제품들은 시장에서 수거됐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검찰 고발 등 조처가 뒤따랐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의 뇌리에서도 자연스레 잊혀졌다. 120여 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은 정말 그렇게 끝난 것일까?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다 자식을, 또는 아내를 잃은 피해자들은 내 손으로 가족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죄책감부터 엄청난 병원비로 인한 생활고까지 여전히 말 못할 고통을 겪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피해보상은 아무것도 없다. 보건복지부의 최종 원인 규명에도 불구하고 업체는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의 역학 관계를 인정하려 들지 않고 있으며, 정부 역시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법 제정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사이 피해자들은 1년 넘게 홀로 맞서, 기업과 정부를 상대로 힘겹게 민사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는 암시장에서 팔리던 것도, 쉽게 구할 수 없는 희귀한 제품도 아니었다. 동네 마트 생활용품 코너에서 쉽게 살 수 있었다. 누군가는 사서 열심히 썼고, 누군가는 사지 않았거다 사더라도 구석에 처박아뒀을 뿐이다. 1997년부터 팔리기 시작해 2011년까지 14년간 유통됐다. 그러나 그 긴 시간 동안 이 제품의 위험성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고, 120여 명이 생명을 잃었다. 대체 누구의 잘못으로 이런 비극이 일어난 것인지 규명해보고,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일어날 여지는 없는지 국가의 제품 관리 시스템을 집중 점검해 봤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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