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서구의회 '성추행 폭로' 막장 난타전

의장, 동료의원 의혹 제기…당사자 '허위사실' 고소

대구 달서구의회 A의원이 의회사무국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이는 달서구의회 의장. 공교롭게도 달서구의회 의장은 최근 A의원과 다툼을 벌여왔다. 성추행 여부와 관계없이 달서구의회 의원들끼리 벌이고 있는 '막장 난타전'에 곱잖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김철규 달서구의회 의장은 27일 오후 달서구 출입기자들에게 '달서구의원의 직위 이용한 사무국 여직원 성추행'이라는 제목의 A4 1장 분량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김 의장에 따르면 달서구의원인 A의원은 2012년 7월 중순 당시 의회사무국에 근무하던 여직원에게 만나자고 전화를 걸어 나오게 한 뒤 시 외곽 한 식당으로 데려갔다는 것. 김 의장은 보도자료에서 "A의원은 저녁 식사 자리에서 음식과 술 등을 먹고 식당 밖 어두운 곳으로 여직원을 불러내 억지로 껴안는 등 추행했다"며 "A의원은 그날 외에도 수차례 반복해 그 여직원을 성추행했다"고 적시했다.

그러나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김철규 달서구의회 의장에 대한 주변 시선은 곱지 않다. 최근 김철규 달서구의회 의장은 A의원과 구의회 운영과 관련해 사사건건 잡음을 빚은 바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A의원이 "김 의장이 의원들 간 전화 통화 내용을 불법 녹취했다"며 문제 삼는 등 시비가 된 바 있다. 성대수술을 받았던 김 의장의 병간호를 위해 의회사무국 직원이 이틀간 휴가를 내고 병간호를 했다며 보도자료를 통해 폭로한 바 있다. 이번 김 의장의 의혹 제기를 두고 '무규칙 난타전'이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A의원은 김 의장이 보도자료를 배포한 지 3시간 뒤 반박 보도자료를 통해 "김철규 달서구의회 의장이 보도자료를 통해 제기한 성추행 의혹은 사실무근이다. 지난해 7월 또 다른 구의원 1명과 여직원 2명이 밥을 먹은 적은 있어도 성추행한 사실은 없다"며 "이와 관련하여 김 의장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건의 피해자인 달서구청은 즉각 진화에 나섰다. 피해 여직원을 수소문해 진실을 가리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번 사건에 대해 구의원이라는 특수 지위를 이용한 '갑'의 횡포로 규정해 철저히 조사하기로 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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