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한적한 시골마을인 상주시 화북면 상오리 소나무 숲을 지나가면 전국의 사진작가 및 동호인이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이곳에는 햇볕이 소나무숲으로 스며드는 오전 7시부터 사진 촬영을 하려는 인파들이 에워싸고 있는데, 현장에선 앞을 가린다는 고성이 터져 나오기도 하는 등 '사진촬영 전쟁'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사진을 찍으려고 모인 인파가 하루 2천여 명을 훨씬 넘는 것 같다"며 평소 인적이 드물었던 이곳 시골마을에 생겨난 최근의 현상에 의아해할 정도다.
사진작가들이 이곳에 매료당하는 이유는 구불구불한 전형적인 소나무의 아름다운 자태와 보랏빛 융단을 깔아놓은 듯 만개한 맥문동의 아름다움이 어울리는데다 안개까지 자주 발생해 안개와 빛, 소나무, 맥문동이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상황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맥문동은 보랏빛을 띠면서 7월부터 9월 초순까지 절정을 뽐내는 백합과의 외떡잎식물이다.
예전에는 소나무 군락지로만 알려졌는데 지난해 상주시가 수백 년 된 소나무들이 밀집해 있는 이곳에 맥문동 군락지를 조성하면서 인터넷 사진동호인 게시판과 블로그, 유튜브 등에 빠르게 확산하면서 소문을 탔다.
김영훈(45) 한국사진협회 사무국장은 "7, 8월과 9월 초까지 이곳은 거의 매일 새벽에 그윽한 안개로 뒤덮여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사진찍기에 더할 나위 없는 전국 최고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상오리 솔밭이 큰 인기를 끌면서 인근에 있는 장각폭포, 오송폭포, 옥양폭포 등 3대 유명폭포까지 방문객이 급증해 지역의 숙박업소와 식당들이 역대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주민들은 "상주시에서 별도로 크게 홍보하지도 않았고 내비게이션에도 나오지 않는 곳인데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릴 수 있느냐"면서 "큰돈 안들이고 청정한 상주 이미지 홍보와 관광객 유인에 큰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장사까지 잘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상주'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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