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심 심상찮다 지역공약 챙겨달라"…새누리 시도지사 간담회

김범일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북지사 등 새누리당 소속 8명의 시도지사들이 27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와 만나 박근혜 대통령의 지역공약 이행과 지방재정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등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날 새누리당 지도부와 시도지사와의 간담회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여론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마련된 것으로 최근 정부의 취득세 인하 방침과 무상보육 등 복지재원 마련, 지방공약 이행 문제 등으로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지역 민심을 달래기 위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시도지사들은 중앙정치와 중앙정부에 예속된 지방자치의 한계를 지적하는 등 그동안 쌓인 불만을 거리낌 없이 토해냈다.

특히 시도지사들은 부동산경기 활성화를 명분으로 한 '취득세 영구 인하' 방침에 따른 지방세수 감소 보전 대책이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지방재정 보전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지방세원이 변동폭이 큰 취득세로 구성돼 있는데 부동산 활성화가 되지 않아 마이너스 상태를 보이고 있는데 세수가 많을 때는 중앙과 지방이 나눌 수 있는 세목 교환을 장기적으로 검토할 시점이라는 등의 지방재원 확보방안도 제시했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김관용 경북지사는 "지방자치가 시행된 지 20년째다. 국회에서 지방자치법을 훌륭하게 만들었고, 자치의 근거를 마련했지만 전부 규제 위주로 돼 있어서 법을 손질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123개의 자치단체 가운데 절반이 (직원) 봉급을 제대로 못 주는 열악한 상황이다. 재정 분권을 이루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를 손볼 수밖에 없다. 국회에서 과감하게 추진해달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또 "46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16개국과 더 맺을 예정인데 FTA에 대한 경북지역 농민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럴 때 농민에 대한 특별한 대책을 집요하게 꾸려나가야 할 것 같다"며 "지금은 잠자고 있는 문제이지만 어느 시기에는 분출될 것"이라며 외국과의 FTA 대책을 선제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대구경북)시도민들은 새 정부 출범 후 국정 과제의 안정적 추진에 적극 협조하고 있는데 기대만큼 답례가 소홀하다는 섭섭함도 크다"며 지역민심을 전하면서도 "내일 현장 최고위원회의가 경북에서 열려 시도민들이 기대에 부풀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특히 지방공약, 국민의 피부에 와 닿는 공약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게 당의 입장"이라고 말했고 최경환 원내대표도 "지방공약을 수행할 때 꼭 경제논리만 따져서는 안 되는 사안들이 다수 나올 수 있기에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 해야 할 것은 해야 한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 시장과 김 지사 외에 홍준표 경남지사와 허남식 부산시장, 박맹우 울산시장, 염홍철 대전시장, 유한식 세종시장 등이 참석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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