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16일 '국회 3자회담' 수용

청와대 제안 하루만에 응해…"국정원 꼭 사과하라는건 아냐"

박근혜 대통령과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마침내 만난다. 민주당은 청와대가 12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를 포함한 '3자 회담'을 제안한 것을 하루 만인 13일 수용했다.

회담 장소는 16일 국회로, 박 대통령이 국회 의장단과 여야 대표들에게 최근 러시아, 베트남 방문 결과를 설명하고 나서 곧이어 3자 회담 형식으로 첫 회담을 하게 된다.

김 대표는 13일 오전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어제 청와대가 제안한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 회담에 응하겠다"며 "회담의 형식보다는 그 내용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국정원 개혁 등 민주주의 회복에 대한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가 담보되는 회담이 돼야 할 것"이라며 "박 대통령이 독재정권의 악습에서 벗어나 진정한 민주주의자로, 통합주의자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은 회담 의제로 ▷국정원 정치 개입 청산 의지와 결단 ▷경제민주화 ▷복지 확대 3대 과제를 정했다.

김 대표는 하지만 국정원 문제와 관련한 박 대통령의 사과 요구에서 한 발 물러나 "사과하라는 것이 아니다. 박 대통령이 한 시대를 정리하고 새 시대로 가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국정원을 역사의 관점에서 어떻게 개혁할 것이냐에 대한 분명한 해답이 있어야 한다. 사법적 응징도 필요하고, 대선 이후 반복되는 국정원의 정치개입 악습에 의한 인적, 제도적 청산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은 이번 3자 회담을 통해 여야가 국정 전반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면 정국 운영에 큰 힘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국가정보원 개혁을 포함해 모든 민생 현안을 폭넓게 논의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국민 입장에서는 반드시 그렇게 돼야 한다고 믿고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을 향해 "국민의 답답한 속을 뚫어줄 수 있도록 작은 정치적 계산과 당내 정치는 내려놓고 대승적인 자세로 회담에 임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