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민영화의 첫 단추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이 23일 실시된다. 두 지방은행 인수전에는 DGB금융지주를 비롯해 BS금융지주 등 최소 7, 8곳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치열한 인수전이 예상된다.
◆경남은행 인수 4파전 예상
예금보험공사는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 서류 접수를 23일 오후 5시에 마감한다. 경남은행 인수전에는 DGB금융지주, BS금융지주, 경남상공인을 주축으로 한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와 뒤늦게 인수 의사를 밝힌 기업은행 등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DGB금융지주와 BS금융지주는 오래전부터 경남은행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DGB금융지주와 BS금융지주가 총자산 31조원대인 경남은행을 인수할 경우 자산을 70조 안팎으로 늘릴 수 있어 단번에 지방은행 맹주 자리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도 지역 기업 200곳으로부터 20억원씩 총 4천억원을 자체 조달하고 사모펀드 운용사인 트루벤인베스트먼트, 자베즈파트너스 등과 함께 국내외에서 돈을 추가로 끌어들인다는 계획 아래 인수를 추진 중이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지원 강화라는 명분을 내세워 최근 인수 의사를 밝힌 상태다.
광주은행에는 JB금융지주, 광주상공회의소가 중심이 된 광주'전남상공인연합, DGB금융지주, BS금융지주 등이 관심을 갖고 있다. JB금융지주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CVC캐피탈과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DGB금융지주와 BS금융지주는 최우선 인수 대상으로 경남은행을 상정했지만 여러가지 변수에 대비해 광주은행 예비입찰에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도 경남'광주은행 인수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 대형 금융지주사가 예비입찰 참여를 고민하고 있어 실제 인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광주은행과 경남은행 매각이 예정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 예비 입찰 후 실사와 본입찰 등을 거치면 새 주인은 내년 연초에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쟁 치열해지면 인수 가격 상승 가능
현재 시장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매각 가격은 1조2천억~1조3천억원과 9천억원 수준이다. 올 6월 말 기준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자기자본은 각각 1조9천230억원과 1조2천710억원 정도다. 예금보험공사가 파는 지분 56.97%에 해당하는 가격은 각각 1조960억원과 7천240억원이다. 여기에 10~20%의 경영프리미엄을 얹으면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인수 가격은 각각 1조2천100억~1조3천200억원, 8천억~8천700억원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인수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면 가격은 상승할 가능성이 많다. 특히 경남은행의 경우 자금력이 풍부한 기업은행이 적극적으로 인수에 나서면 매각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정서, 세금 문제 등 난제 많아
가장 큰 변수는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지역 사회에 환원하라는 여론이다. 두 지역 상공인들은 최근 잇따라 결의대회를 열고 지방은행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지방자치단체도 힘을 보태고 있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금융이 지방은행을 분리 매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7천억원 정도의 세금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금융당국은 연말까지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우리금융이 막대한 세금 부담을 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하지만 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세금 문제에 발목이 잡혀 지방은행 매각 자체가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기업은행의 경남은행 인수 참여를 둘러싼 적절성 논란도 복병이다. 기업은행이 경남은행 인수 의사를 밝히자 국책은행(정부 지분 68.9%)인 기업은행이 경남은행을 인수하는 것은 민영화에 역행한다는 비난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이 경남은행 인수를 끝까지 추진할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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