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청이 설치한 CCTV에 녹화된 화면에 따르면 폭발은 23일 오후 11시 45분 30초쯤 일어났다. 폭발 현장에 남아있던 주민들은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기억해냈다. 고요하던 동네에 갑자기 '펑'하는 폭발음이 울렸다. 놀란 마음을 추스르기도 전 지진이라도 난 듯 일대 건물이 강한 진동으로 흔들렸다. 상점문에 내려져 있던 철제 셔터가 폭발과 함께 도로변 은행나무를 향해 날아갔다. 철제 셔터의 강한 압력에 3m 높이의 은행나무가 세 동강 났다. 주민들의 아우성이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왔다.
폭발이 일어난 건물 1층 LP가스 배달업체 사무실에서 강한 불길이 치솟았다. 불길은 순식간에 옆에 있던 페인트가게로 옮아붙었다. 곧이어 페인트가게에서 세 차례 폭발음이 터졌다. 건물 1층을 집어삼킨 화염은 눈 깜짝할 사이에 건물 전체를 뒤덮었다.
사고 현장은 남대명파출소와 150m 떨어진 곳이었다. 하필이면 그때 남대명파출소 소속 경찰관 2명은 폭발이 일어난 현장 일대를 순찰하고 있었다. 이들은 23일 오후 11시부터 24일 오전 1시까지 편성된 야간근무조였다. 폭발과 함께 2명의 경찰관은 파편을 맞고 10m 가까이 날아갔다.
폭발의 여파는 주변 건물뿐 아니라 8m 건너편 건물까지 미쳤다. 순식간에 상점 앞 유리창이 모두 깨졌다. 폭발이 일어난 건물에서 한 남성이 다급하게 달려나왔다. 온몸에는 유리 파편이 박혀있었고 얼굴은 피범벅이었다. LP가스 배달업체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던 종업원 A(30) 씨였다. A씨는 뛰쳐나오자마자 맞은편 중국집 주인에게 "119에 신고해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폭발 당시 상점 안에서 텔레비전으로 스포츠 중계를 보다 끄고 나오려던 찰나였다고 한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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