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 비결은 어디에 있었을까?
전문가들은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서의 포지셔닝? 젊은 미국의 탄생? 전쟁에 질린 미국 시민들의 공화당 반대투표? 등 다양한 관점에서의 분석, 원인 등을 이야기한다. 나는 조금 다르게 본다. 단순히 광고, 유세, 정책 대결 등으로만 승부를 거는 선거판을 뒤집어버릴 수 있는 진화된 전략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버락 오바마 캠프에 다큐멘터리 전문가와 게임전문가가 참여하여 '버락오바마닷컴'사이트를 채널로 하여 국민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게임의 구조를 만들어 모금과 지지 유도에 있어서 목표설정과 미션을 부여하고, 이웃에게 전화를 걸면 포인트(리워드'보상)를 제공하는 등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선거운동의 일원이 되도록 하는 게임화(Gamifiation)가 그 중심에 있었다. 시민들의 참여도를 레벨과 포인트로 산출하여 서로가 재미있는 경쟁을 하게 함으로써 지지행동을 게임처럼 만들어버렸다.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우리말로 게임화는 2010년에 새롭게 등장한 키워드로서 게임이 가지고 있는 몰입적 장치를 게임 외 다른 분야에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위치기반 SNS인 포스퀘어는 장소를 많이 발굴한 사람, 한 장소를 많이 방문하여 포스퀘어에 업로드하는 사람들에게 배지를 제공한다. 아무런 가치도 없을 법한 이 배지를 받기 위해 사람들은 오늘도 어디에 들르면 포스퀘어에 자신의 위치를 업로드한다.
또한 SK에서 최근 시작한 '착한 스탬프'도 게이미피케이션의 대표적인 사례다. 착한 스탬프를 누를 때마다 아기자기한 스탬프들이 나타나고, 자신이 맘에 드는 스탬프를 페이스북으로 공유하면 '스탬프 포켓'에 담게 되어 다양한 스탬프를 모을 수 있다. 그리고 스탬프 3개를 포켓에 담으면 무료데이터 500MB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12년 8월 내놓은 '게임화의 확산과 선진기업의 대응' 보고서를 통해 "게임은 스토리와 미적 요소를 통해 이용자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며 몰입을 가능케 하는 단계적 학습을 통해 문제 해결 역량을 제고한다"며 "게임화는 이러한 게임의 작동원리를 이용해 사용자의 자발적 참여 및 긍정적 행동을 제고하려는 다양한 시도"라고 정의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대구는 2006년부터 이미 '게임화'를 선도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게임화라는 말이 나오기 전부터 게임을 현실에 적용시켜 문화 콘텐츠들을 개발해 왔는데 게임캐릭터 패션쇼(게임 캐릭터와 패션의 콜라보), 게임 뮤지컬, 게임 설치미술, 게임 음악콘서트, 도심RPG 등인데 이를 집대성한 것이 바로 글로벌게임문화축제 'e-fun'이다.
'e-fun'에서 개발, 런칭한 콘텐츠는 이듬해 한국게임산업진흥원(현재,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으로 통합)의 호평을 받으면서 국비 사업인 '대한민국 게임문화 페스티벌'의 대표 콘텐츠로 발탁되었다.
특히 도심RPG는 대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콘텐츠로, 실제 도시가 게임의 배경이 되고 시민들이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며 도시를 탐험하며 도시의 역사, 문화를 제대로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콘텐츠다. 작년에는 서울에 수출되어 2천 명 넘는 사람이 도심RPG의 이름으로 광화문을 누비고 다녔다.
올해는 지난 4월 '제1회 북성로페스티벌'에 초청되어 '도심RPG in Daegu 시즌5: Epi. 1 북성로를 향해 달려라'로 북성로의 문화자원을 시민들이 신나게 즐긴 바가 있으며, '글로벌게임문화축제 e-fun 2013' 기간 중인 10월 12일에 '시즌5:Epi. 2 나의 북성로를 지켜줘'로 돌아온다.
게임화가 전 세계적 트렌드와 이슈로 떠오르기 전부터 대구는 이미 게임화를 실현하고 있었으며 대구를 대표하고, 대구 외의 도시에 수출까지 하는 문화콘텐츠를 개발해냈다.
도심RPG의 성공과 진화가 가능했던 이유는 '신택리지(권상구 저)'의 출판으로 대구의 이야기가 체계적으로 정리된 점, 게임시장에서 게임차트 Top 50에 드는 게임 2개(테일즈런너, 엘소드) 이상을 보유한 곳이 대구이기 때문이다.
대구, 우리가 모르는 것, 신나고 재미난 것들이 많다.
전충훈/도심RPG 개발자/e-fun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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