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부모의 자존감

부모의 자존감/ 댄 뉴하스 지음/ 안진희 옮김/ 양철북출판사 펴냄

누군가에게는 따뜻하고 든든하게 느껴지는 '가족'이라는 말이 아프고 불편하게 다가오는 이들이 있다. 건강하지 않은 통제를 받고 자란 이들이다. 이들은 자신이 그런 통제를 받았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그저 막연하게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통제가 과했다고 기억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떠한 통제였는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이 책은 사진가가 되고 싶었지만 비현실적이라며 꿈을 박탈한 데이비드의 부모 같은 박탈적 부모, 학교 대표로 1군 대표팀에 선발 되었지만 아깝게 국가 대표가 되지 못한 것을 탓하는 윌의 아버지 같은 완벽주의 부모, 외출 금지를 시켰다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친구 집에 놀러가라고 하는 브리트니의 어머니 같은 혼돈적 부모, 부모의 보호를 받는 대신 매일 밤 어머니의 몸단장을 도왔던 엘렌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내가 어떤 통제를 받아 왔는지 보다 구체적으로 떠올리고, 내 상처의 근원을 찾게 도와준다.

저자는 모든 사람은 두 쌍의 부모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바로 현실에 있는 '실제 부모'와 마음속에 있는 '내면 부모'이다. 내면 부모는 통제적 가정에서 자라면서 무의식적으로 습득한 부정적인 자기 비판과 자기상, 부정적인 기대와 시각 등을 상징하는 개념이다. 그 내면 부모는 내 안에 살면서 끊임없이 통제적인 실제 부모 역할을 대신한다.

하지만 이런 상처의 치유가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당연히 실제 부모와 더 건강한 관계를 맺는 일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내면 부모와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치유를 할 수 있다는 것. 내면 부모를 잘 관찰해 어떻게 자신을 통제하는지 알게 되면 긍정적인 내면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다. 324쪽, 1만5천원.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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