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토스카' 지휘 다니엘 오렌

절도 있는 관객 매너 '감동' 대구 무대 지휘 경험 '행복'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푸치니의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푸치니의 '토스카' 무대를 성황리에 마친 오페라 지휘자 다니엘 오렌(왼쪽 두번째)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여러 경로를 통해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그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에 함께하고자 했던 겁니다. 대구가 한국의 지방 도시라는 사실은 중요치 않았습니다."

10일 자신이 예술감독으로 있는 이탈리아 살레르노 베르디극장의 성악가와 스태프들을 데리고 제11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푸치니의 '토스카' 첫 번째 무대를 성황리에 마무리한 세계적인 오페라 지휘자 다니엘 오렌(58)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를 방문한 소감에 대해 밝혔다.

전날 공연에서 그 역시 큰 감동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지휘대에 올랐을 때 관객들의 굉장한 환호에 놀랐고 너무 행복했다는 것. 오렌은 "마치 내가 마이클 잭슨이라도 된 것 같았다"며 농담을 던졌다. 특히 그를 더 감동하게 만든 것은 관객들의 관람 태도. 큰 환호를 보내다가도 그가 지휘봉을 들었을 때는 숨소리마저 죽이고 집중하는 것이 귀와 가슴으로 느껴졌고, 적절한 대목에서는 어김없이 큰 박수가 울려 퍼졌다는 것이다.

또 하나 인상 깊은 점은 특히 젊은 관객이 많다는 부분. 오렌은 "젊은 관객이 많아 공연이 더 열정적이고 에너지가 넘칠 수 있었으며, 클래식 음악의 미래에도 의미 있는 일이라 본다"고 즐거워했다.

오렌은 공연에서 온몸을 사용하는 특유의 열정적인 지휘로 유명하다. 이날 공연 역시 음악의 세세한 부분까지 하나하나 몸으로 다 표현해내는 섬세한 지휘로 관객들에게 엄청난 환호를 받았다. 이 점에 대해 오렌은 "지휘자는 열정적으로 온몸을 불사르는 스타일과 냉정하게 임하는 스타일 두 종류가 있는데 나로서는 최상의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몸에서 자연스레 나오는 대로 해야 하니 이해해 달라"며 "내가 지휘하며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객석까지 들렸다니 유감이지만, 그런 나의 모습을 보기 싫으면 무대에서 멀리 앉는 방법이 있다"고 웃었다.

다니엘 오렌은 13세 때 이스라엘의 방송에 출연하며 레너드 번스타인과 인연을 맺고는 그의 추천으로 유럽으로 건너가 지휘를 배운 뒤 20세의 나이로 카라얀 지휘 콩쿠르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후 베를린 필하모닉을 비롯한 세계 유수 악단을 지휘하고 세계 정상의 성악가들과 협연하며 베르디와 푸치니 오페라에 탁월한 솜씨를 보이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렌은 수차례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 언급했다. 오늘의 자신이 있을 수 있는 데는 어머니의 헌신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철저히 유대인 교육방식을 가지고 계신 어머니가 유명 지휘자들을 찾아다니며 열성을 보인 끝에 레너드 번스타인도 만날 수 있었고, 어린 나이에 지휘 공부도 할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오렌은 "이번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면서 한 번의 지적만으로도 연주를 바꿔내는 한국의 젊은 연주자들의 탁월한 재능과 열정에 놀랐으며, 분명 더 나아질 수 있는 이들이란 사실을 확신한다"며 "가능하다면 세계적인 음악인들을 데려와 마스터 클래스 등을 통해 한층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고 밝혔다.

오렌은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대구를 방문하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그는 "이번에 내가 보여준 공연이 최고가 아니라 앞으로 더 나아질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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