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침샘 내시경

막히고 부은 침샘관 치료…타석·종양 제거에 효과

침샘 내시경은 침샘관의 협착, 점액 덩어리, 용종, 방사선 투과성 타석 등 기존에 나와있던 방법으로는 진단이 어려웠던 침샘부종의 원인들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게 해주는 새로운 장비다.
침샘 내시경은 침샘관의 협착, 점액 덩어리, 용종, 방사선 투과성 타석 등 기존에 나와있던 방법으로는 진단이 어려웠던 침샘부종의 원인들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게 해주는 새로운 장비다.

침은 음식을 씹을 때 윤활 역할을 하며, 음식물을 소화시키고,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주며, 충치를 예방하고, 입안을 청결하게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등의 여러 역할을 한다. 정상적인 성인의 경우, 하루에 1 ~1.5ℓ가 분비되며, 음식을 섭취할 때 자극돼 분비량이 늘어나고, 잠을 잘 때에는 줄어든다. 침은 귀밑, 턱밑, 혀밑에 있는 침샘에서 만들어진다. 입안과 연결된 가늘고 긴 관을 통해 입안으로 분비된다. 별 문제 없을 것 같은 침샘도 붓고 아픈 경우가 종종 있다.

◆원인을 찾기 쉽잖은 침샘 질환

침샘 이상 때문에 생기는 증상은 대개 식사할 때마다 심해지는 특징을 보인다. 침샘관에 막힘이 생겨서 음식을 먹을 때 증가된 침이 원활히 분비되지 못한 탓에 침샘을 팽창시키고 통증을 일으키기 때문. 침샘에 생기는 타석(돌), 침샘 종양, 침샘염 등이 흔한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초음파, CT, 침샘기능검사, 혈액검사 등 여러 검사를 받아도 뚜렷한 원인을 찾기 힘들다는 것. 뚜렷한 원인 없이 침샘이 붓는 일이 반복돼 의사와 환자 모두 답답한 경우가 많았다.

침샘 내시경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장비다. 침샘 내시경에는 0.8㎜ 굵기의 진단용 내시경과 1.1㎜와 1.6㎜ 굵기의 치료용 내시경이 있다. 침샘관에 집어넣어 비디오장치와 연결하면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침샘관 내부의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정규 교수는 "침샘 내시경은 침샘관의 협착, 점액 덩어리, 용종, 방사선 투과성 타석 등 종전 방법으로는 진단이 어려웠던 침샘부종의 원인들을 진단할 수 있게 해주는 새로운 장비"라며 "시술용 침샘 내시경에는 겸자, 그물바구니(basket), 드릴, 풍선 등이 있어서 진단과 함께 치료도 가능하다"고 했다.

◆미세한 타석(침샘돌)도 비교적 쉽게 제거

침샘 내시경 시술은 보통 전신마취 후에 시행하게 된다. 침샘관 구멍의 크기는 0.5㎜ 정도에 불과하다. 침샘 내시경의 가장 가는 진단 내시경도 지름이 0.8㎜이기 때문에 안쪽에 집어넣으려면 마취 후 침샘관 입구를 확장시켜야 한다. 침샘 내시경 시술을 받은 뒤 하루나 이틀 정도 침샘이 붓는 증상이 생길 수 있지만 저절로 나아지게 된다.

침샘 내시경이 유용한 대표적 질환에는 타석증, 방사선 타액선염, 원인 불명의 침샘부종 등이 있다. 타석증은 주로 턱밑샘에서 발생한다. 앞쪽에 있는 타석과 손가락으로 만져지는 타석은 입안으로 제거하기가 쉽다.

김정규 교수는 "만져지지 않는 타석 중 4㎜ 이하의 아주 작은 타석은 초음파검사로도 잘 보이지 않고, 침샘관 내에서 타석이 움직이기 때문에 입안으로 제거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때 침샘내시경을 사용하면 비교적 쉽게 제거할 수 있다"고 했다. 물론 모든 타석을 침샘내시경으로 제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타석의 크기가 큰 경우에는 침샘내시경을 사용하는 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입안으로 절개해서 제거하는 방법을 함께 고려해서 치료해야 한다.

◆최신 기종의 침샘 내시경 도입

방사선 타액선염은 주로 귀밑샘에서 발생하다. 갑상선암으로 갑상선 절제술을 받은 뒤 동위원소 치료를 하는 경우, 방사성 동위원소 때문에 침샘 세포가 손상받아서 생긴다. 고용량 동위원소 치료를 받은 환자의 10~30%에서는 만성 방사선 타액선염이 발생할 수 있다. 방사선 치료로 파괴된 침샘세포가 침샘관으로 떨어져 나와 침의 흐름을 막아 식사 때마다 침샘 부위가 아프고 붓는 증상이 반복될 수 있다. 수분 섭취, 침샘 마사지, 소염제 등의 치료를 받아도 나아지지 않는다.

이럴 때 침샘 내시경이 아주 유용하다. 점액덩어리를 씻어내고, 항염증제를 침샘관에 곧바로 주입할 수 있고, 좁아진 부위도 넓힐 수 있기 때문. 최신 논문에 따르면, 50~90%의 환자에서 치료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김정규 교수는 "침샘내시경은 1990년대 초 처음 개발돼 2000년대에 유럽을 중심으로 점차 확산됐으며, 보다 편리하고 새로운 형태로 진화했다"며 "이번에 가장 최신 기종의 침샘 내시경을 갖춤에 따라 관련 질환 치료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도움말=대구가톨릭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정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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