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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과생에 의대 문 열겠다는 서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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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입시부터 문과 수학능력시험을 치르고도 서울대 의예과, 치의예과, 수의예과에 지원할 수 있게 된다. 서울대의 정시 모집군은 '나'에서 '가'로 이동하고 해마다 줄어들던 정시 모집 비중은 다시 확대된다. 어제 서울대가 밝힌 2015학년도 입학 전형은 내년 대입의 혼란을 예고하고 있다.

생물, 화학 등 이과 과목을 공부하지 않은 문과생에게 당장 의예과 등의 문호를 개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문과생이 의대에 진학할 수 있다면 학생들이 굳이 이과에 진학해 어려운 수학, 과학을 배울 이유가 없어진다. 장기적으로는 이공계의 위기를 심화시킬 수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입시 제도가 외국어고 졸업생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외고를 위한 입시 제도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이는 외국어 우수자를 양성한다는 외고 설립 취지에도 어긋난다.

입시는 예측 가능한 것이 먼저다. 입시의 근본을 흔드는 제도를 만들어 당장 내년부터 시행하겠다는 것은 횡포에 가깝다. 학생들은 외고냐 일반계고냐를 선택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졌어야 한다. 적어도 문과를 고를지, 이과를 선택할지의 시간 정도는 필요하다.

서울대는 모든 대학 입시의 바로미터다. 서울대가 깃대를 잡으면 다른 대학들이 이를 모방하거나 적어도 눈치를 살피는 현실이다. 다른 대학 의대 등도 문과생에게 문호를 넓혀야 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궁극적으로 문'이과 제도 자체에 대혼란이 불가피하다. 서울대가 모집군을 '가'군으로 옮기자 연세대, 고려대 등 가군 소속이던 수도권 주요 대학과 지방 국립대 등도 연쇄 이동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서울대가 제대로 가이드라인을 갖지 못하고 예측하지 못한 입시 정책을 펴는 모습은 보기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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