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근, 탁재훈, 붐, 토니 안, 앤디 등 인기 연예인이 일명 맞대기로 불리는 사설 스포츠토토 도박을 한 혐의로 적발됐다. 이들은 2008년부터 2억여 원에서 4억 원대까지 걸고 도박을 했으며, 전직 개그맨인 공기탁은 무려 17억 9천만 원을 베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차명 계좌를 사용했으며, 일부 연예인은 연예 병사로 근무하면서 외부 행사 출연 때만 지급하는 휴대전화로 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인의 상습 도박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개그맨 황기순은 1997년 필리핀 원정 도박 사건으로 큰 물의를 빚었고, 주병진 김용만 신정환 강병규 김준호 이성진 신혜성 이지훈 등 큰 인기몰이를 하던 방송인과 가수가 줄줄이 도박 사건으로 방송에서 하차했다.
그럼에도, 도박 사건이 끊이지 않는 것은 중독성도 있지만, 미미한 처벌에다 시간이 지나면 슬그머니 방송에 다시 복귀할 수 있는 탓도 있다. 도박범으로 처벌받은 몇몇 연예인은 이미 방송에 복귀했다. 이번에도 검찰은 21명을 적발해 도박 개장자 2명만을 구속했을 뿐, 나머지는 불구속 및 약식으로 기소했다. 거액의 상습 도박이지만 사기성은 없다고 본 까닭이다.
연예인은 대중의 인기를 바탕으로 엄청난 부를 누린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능력에 따라 벌어들인 부를 누리는 것은 당연한 권리지만, 도박은 불법일 뿐 아니라 그를 사랑한 팬에 대한 배신이다. 이 때문에 연예인에게는 일반인과 달리 더 엄중한 도덕성이 요구되고, 연예인은 이를 지키는 것이 옳다.
이번에 적발된 이들도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의 주연급으로 활동하면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더구나 토니 안과 앤디, 붐은 군 복무 중에 도박을 했다. 연예 병사로 복무하는 특권을 누리면서도 불법 도박을 한 것은 더욱 용서할 수 없다.
사법 당국은 연예인 도박 사범은 좀 더 엄중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연예인의 수입에 대한 철저한 세무조사가 필요하다. 평소에도 일반 국민이 상상하기 어려운 호화 생활을 하면서 수억 원을 도박으로 탕진할 수 있다는 것이 의심쩍어서다. 또한 방송사도 도박 관련 연예인은 방송에서 영원히 퇴출시켜야 한다. 자숙을 했다는 이유로 얼마간의 기간을 거쳐 어물쩍 다시 출연시킨다면 연예계에 널리 퍼진 도박 병은 결코 고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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