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혹형(酷刑)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 가
  • 가

근대 이전의 사형 방법은 매우 참혹했다. 죄를 지을 꿈도 꾸지 말라는 경고가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 서두에 나오는 프랑수아 다미앵의 사형 장면은 이를 잘 보여준다. 다미앵은 루이 15세의 하인으로 주머니칼로 그를 시해하려다 팔에 상처를 내는 데 그쳤다.

그에 대한 사형 집행에는 긴 시간에 걸쳐 온갖 끔찍한 방법이 동원됐다. 처형 집행인은 그의 가슴살을 도려내고, 팔과 다리를 불에 달군 집게로 지졌다. 주머니칼을 쥐었던 오른손은 황산으로 태웠고, 피부를 벗겨 드러난 살에 녹은 납과 끓는 기름을 부었다. 그다음에 사지를 네 마리 말에 묶고 사방으로 달리게 했다. 처형 집행인이 유일하게 베푼 자비는 예리한 칼로 관절의 힘줄을 살짝 끊어 쉽게 사지가 찢어지게 해준 것이었다.

근대에 들면서 이런 전시성 혹형(酷刑)은 시차는 있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1917년 10월 사회주의 혁명 후 러시아에서는 이것이 되살아났다.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보일 수 있게, 그래서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전율하고, 그 사실을 알고 비명을 지르게 해야 한다." 혁명에 저항하는 쿨락(부농)을 공개 교수형에 처하라며 레닌이 내린 지시다. 교수형은 그나마 자비로웠다. 반혁명 분쇄를 위해 세워진 체카(Cheka'KGB의 원조)의 감옥에서는 십자가형, 성기 절단, 사지 절단, 돌로 치기, 가죽 벗기기, 얼리기, 뜨거운 물로 화상을 입히기나 산 채로 용광로에 던지기 등 기상천외한 수법이 동원됐다.

쥐를 이용한 더 끔찍한 방법도 있었다. 금속파이프 한쪽을 희생자의 배에 대고 다른 쪽에 쥐를 넣고 열기를 가하면 쥐가 희생자의 배를 파고들어 등으로 뚫고 나왔다. 지렛대로 두개골을 깨트려 뇌를 짜내는 수법도 있었다. 대대로 로마노프 왕조에 충성했던 코사크인들 중 여성과 어린이는 화염방사기로 죽였다. 이런 인간 도살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처형 집행인에게는 피가 옷에 묻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가죽 앞치마, 보드카, 높은 급여 그리고 죽음의 냄새를 가려줄 향수가 지급됐다.

기관총과 화염방사기가 동원된 북한 장성택의 처형 방법은 우리를 오싹하게 한다. 그러나 이는 공포의 주입이 아니면 체제를 유지할 수 없음을 방증하는 것으로도 읽힌다. 지금 김씨 왕조는 종국을 향해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는 것 같다.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유승민 전 국회의원은 DMZ 지뢰 폭발 사건의 합동참모본부 발표에 대해 북한에 대한 강력한 대응 부족을 비판하며, 군이 군답지 못하다고 분노...
프랑스의 재정 불안과 정치적 혼란이 겹치면서 유로화의 가치가 1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고, 이는 프랑스 채권시장 불안과 내년 대통령...
대구의 운문댐 저수율이 22.9%로 급감하며 가을 가뭄으로 인한 식수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어 대구시는 낙동강 대체 공급을 확대하고 금호강 ...
2026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광유전학을 개척한 칼 다이서로스, 페터 헤게만, 게오르크 나겔에게 수여되었다. 그들은 빛을 이용해 신경세포 활동..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