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영화] EBS 세계의 명화 '로맨틱 홀리데이' 21일 오후 11시 방송

크리스마스에 사랑을 이야기하는 로맨틱 무비다. 할리우드의 영화 예고편 제작사 사장 아만다는 젊은 여자와 바람을 피운 애인을 집에서 쫓아낸 후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연말 휴가를 계획한다. 런던 인근 서리 주의 고풍스런 오두막집에 사는 신문사 기자 아이리스는 크리스마스 휴가를 앞둔 종무식에서 3년간 속을 끓이게 했던 직장 동료의 약혼 발표를 듣는다. 거주지 교환 사이트를 검색하던 아만다는 아이리스의 집을 발견하고 두 사람은 서로 집을 바꿔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보내기로 한다. 180도로 변화된 환경 속에서 아만다는 아이리스의 오빠 그레엄을, 아이리스는 아만다 전 애인의 친구 마일즈를 만나 새로운 사랑을 찾아간다.

집을 바꾸는 것만으로 인생이 달라질 수 있을까? '로맨틱 홀리데이'는 이런 질문을 유쾌하고 세심하게 풀어간다. 두 여성은 변화된 환경 속에서 이전까지 발견하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고 진정한 사랑을 찾는다. 영화 도입부에서 아이리스는 '여정은 연인의 만남으로 끝을 맺는다'는 셰익스피어의 말을 인용한다. 사랑에서 아픔을 겪은 두 여성이 크리스마스에서 연말로 이어지는 연휴를 새로운 장소에서 보내며 사랑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영화계와 문화계 종사자인 등장인물들을 통해 영화 예고편의 기법과 다양한 영화 음악, 칼럼니스트의 문학적 표현, 원로 시나리오 작가의 명대사와 통찰력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첨단 시설을 갖춘 할리우드 저택과, 겨울에도 화창한 날씨는 아기자기하고 고풍스런 영국 고택과, 눈 내리는 시골 마을의 분위기와 대조를 이룬다. 이 작품에서는 영화 음악이라는 소재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극중 마일즈를 통해 고전부터 현재까지 영화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라이언 킹', '글래디에이터',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등으로 화려한 수상 경력을 쌓아온 정상급 영화음악가 한스 짐머가 참여했다. 러닝타임 136분.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