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23일 권선주 기업은행 부행장을 차기 행장으로 임명 제청, 국내에서 사상 처음으로 여성 은행장이 나오게 됐다. 권 행장 내정자의 임명은 남성들이 행장 자리를 독식해 보수적인 풍토가 유독 강한 금융계의 마지막 '유리 천장'을 뚫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여성 대통령 시대를 맞아 여성이 약진할 수 있는 토대가 넓어진 것으로도 읽힌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사회적으로 성공하기란 여전히 쉽지 않다. 대기업의 여성 임원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성공의 기회는 몇몇 특출한 여성들에게 한정돼 있다. 권 행장 내정자 역시 이러한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주요 보직을 맡는 등 뛰어난 업무 능력을 보인 끝에 바늘구멍을 통과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고급 여성 인력이 많은데도 각종 사회적 제약으로 말미암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1.9%로 선진국 평균인 11.8%나 신흥개발국 평균인 7.4%에 크게 못 미친다. 정부 산하 288개 공공기관의 여성 임원 비율은 9.1%로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는 기관도 51.7%나 된다.
여성 인력의 활용은 국가 경쟁력 강화와도 직결되므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나 개선 속도가 더디다. 박근혜정부가 '여성 인재 10만 명 양성' 공약을 추진하는 것과 함께 기업도 여성 인력에 대한 인식을 바꿔 결혼'임신 등으로 조기 퇴직하는 현상 등을 막아야 한다. 권 행장 내정자의 임명을 계기로 여성들이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관련 정책 시행을 앞당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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