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통령 반대에도 개헌 불씨 '여전'

여야 의원 120명 '개헌추진 모임' 내달 중 개헌안 작성·발의 추진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개헌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지만, 국회에선 개헌 불씨를 꺼뜨리지 않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특히 여야 의원 120여 명이 모인 '개헌추진 국회의원모임'은 박 대통령의 뜻과 달리 "그래도 개헌을 계속 논의해야 한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개헌모임에서 야당 간사를 맡은 민주당 우윤근 의원은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 직후 "국회가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 국회는 국회대로 계속 개헌 논의를 해야 한다"며 "제왕적 (대통령) 단임제 문제가 굉장히 심각해서 분권형 (대통령제)이나 내각제 개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지난해 개헌모임 워크숍에서 발제된 내용을 모아 2월에 국회 차원의 개헌안을 작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즉 이르면 다음 달 국회의 개헌안이 발의될 수도 있다.

새누리당에서도 개헌론에 대해서만큼은 이견이 없다. 지난해부터 이재오 의원이 분권형 대통령제로의 개헌을 꾸준히 이야기하고 있으며 이에 동의하는 의원들도 속속 생기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이 개헌에 대한 생각을 명확히 했음에도 개헌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는 태도는 여전했다.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대구 수성갑)은 "새로운 대선 후보자들이 나선 뒤에는 개헌이 잘 이뤄질 수 없으니 올해 중에는 논의해야 개헌이 될 것"이라며 "지금 시스템이 1987년에 만든 것이라 시대에 맞지 않다는 생각이다. 너무 늦어도 안 되고, 너무 빨라도 안 되는데 이번 정부 내에서는 개헌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헌모임의 고문을 맡은 민주당 유인태 의원은 "어느 대통령이든 1, 2년 안에 업적을 내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반환점이 넘어가면 개헌을 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며 "1월 중에 의원들을 대상으로 (개헌에 동의하는지) 서명을 확대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회에서는 개헌모임과 별도로 강창희 국회의장이 최근 국회의장 직속 자문기구로 헌법개정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국회에 개헌특위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입법부에서 개헌에 아주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셈이다.

한편, 6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은 "개헌이라는 것은 워낙 큰 이슈이기 때문에 이것이 한 번 시작이 되면 블랙홀처럼 모든 것이 다 빨려들어서 이것저것 할 것을 못 한다"고 밝혔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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