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년은 즐거워" 청도 각남면 일곡마을 '웃음꽃'

점심상 함께 차려 잔칫집 요가·노래교실도 다함께

청도 각남면 일곡리 주민들이 마을회관 노래
청도 각남면 일곡리 주민들이 마을회관 노래'요가교실에서 배운 솜씨를 선보이고 있다. 이 마을 주민들은 매일 같이 점심을 먹으며 정을 나누는 마을로 부러움을 사고 있다. 청도군 제공

청도 각남면 작은 동네 일곡리 주민들이 활기찬 노년생활을 누리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마을 주민들은 여느 시골마을처럼 대부분 노년세대들이지만 사는 모습은 타지역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을 정도다. 주민들은 1년 내내 점심때마다 마을회관에서 같이 점심을 먹으며 정을 쌓는다. 아무리 바쁜 농사철이라도 점심을 같이한다고 한다. 철마다 수확하는 나물'채소를 가져오고 각자 집에서 돌아가며 내오는 반찬으로 점심상을 차려 그야말로 매일 잔치 분위기다.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난방이 잘되는 마을회관에서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주민들이 함께 모이다 보니 더 적극적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삶의 활력을 얻는 모습이 서로에게 큰 위안이 되고 있다고 한다.

각남면 일곡리는 42가구 70여 명이 거주하는 미니 마을로 경주 최씨 집성촌이다. 그 덕분에 마을 주민들이 더더욱 서로 의지하고 동네가 무사태평하다는 게 주민들의 이야기다. 주민들은 최근에는 실버요가교실과 노래교실에 함께 참여해 사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자랑한다.

주민들은 "우리 마을에서만큼은 노년의 외로움이나 소외감이 스며들 여지가 전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들은 농사를 아등바등 지어봐야 소득에는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며 농사철에는 새벽에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여 밭일'집안일을 챙기고 나면 낮에 회관에 모일 시간이 충분하다고 했다.

마을이장을 12년째 맡고 있는 이길자(65'여) 씨는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사는 주민들이 매일 점심때마다 잔치 분위기로 농사의 고단함을 잊고 있다"고 말했다. 이길자 이장은 주민들이 시장에 나가 장을 볼 때 생선 1마리를 더 사서 회관에 던져놓고 가면 이튿날 생선반찬이 되고, 쌀독에는 항상 쌀이 가득 차 있다고 귀띔했다.

이 마을은 지난해부터 경북도 평생학습교육마을로 선정되어 군에서 지원하는 주3회 노래교실, 요가교실로 더욱 활력을 얻고 있다. 또 홀몸노인 공동주거제도로 마을회관을 '낫실 주거공동의 집'으로 개소해 홀몸노인 5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태희 각남면장은 "주민들이 서로 의지하고 힘이 되어주며 한 가족처럼 여가활동을 즐기고 있다"며 "행정기관에서도 저비용으로 고효율적인 노인복지를 실천하는 토대가 돼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청도'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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