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취업스펙 죄다 'in 서울'…안갈 수 없어"

지역대생 방학 서울 유학 왜?

겨울 방학을 맞은 지역 대학생들의 '서울 유학'이 시작됐다.

공모전 수상, 홍보단, 인턴 등 각종 대외활동 경력부터 높은 토익 점수, 많은 자격증 그리고 아주 잘 아는 업계 정보는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을 뚫기 위한 필수항목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이 모든 '통과의례'를 치르기 위한 무대는 대부분 서울에 몰려 있다.

취업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대학생 겨울방학 시작과 함께 서울에서 이뤄지는 아카데미, 홍보단, 봉사 등 각종 대외활동 모집 글이 수두룩하게 올라와 있다. 고득점을 보장한다는 토익'토플 학원, 높은 취업률을 자랑하는 승무원, 금융, 언론 등 전문 학원들도 방학을 맞아 2개월 단기 수업을 열고 있다. 지방 대학생의 경우 자기소개서에 남들보다 도드라진 이력을 한 줄이라도 더 쓰기 위해서는 서울 유학을 강행할 수밖에 없다. 부모들도 자녀의 취업을 위해 비싼 생활비용에 휘청거리는 허리를 부여잡으며 뒷바라지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최근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지방대 출신 구직자 4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9.9%가 '구직활동을 위해 상경했거나 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더 많은 취업 기회를 잡기 위해서'(69.5%), '인턴 등 관련 경력을 쌓기 위해서'(34.0%),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서'(33.3%) 등의 답변이 나왔다. 10명 중 7명은 서울을 취업으로 나아가는 '관문'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

서울에서 3주짜리 취업 아카데미를 여는 한 대기업 관계자는 "업계 정보 공유, 실습 등을 하고 있다"며 "지역 제한은 없지만 참여를 원하는 지방 대학생들에겐 매주 꾸준히 수업에 참여하고 팀 활동을 하려면 서울에 거주하지 않고는 힘들다고 미리 말해주고 있다"고 했다.

서울 강남의 유명 토익 학원 관계자는 "방학이 되면 고득점을 올리기 위해 학원 인근 고시원에서 거주하며 학원 수업을 듣는 지방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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