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leader)란 조직'단체 등에서 전체를 이끌어 가는 위치에 있는 사람을 일컫는다. 이를 국가에 대입한다면 대통령은 나라를 이끄는 리더라 할 수 있다. '국가의 리더', 대통령의 역할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많은 대답이 있겠지만 국가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그 실현을 위해 모든 국민 역량을 하나로 결집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지도자는 꿈을 파는 상인
미국 대통령 루스벨트는 "꿈이 없는 국민은 반드시 멸망한다"고 했다. 나폴레옹은 "지도자는 꿈을 파는 상인(商人)"이라고 했다. 국가의 지도자인 대통령은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오늘보다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하는 데 마음과 몸을 다 바치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박정희 대통령이 집권한 1960, 70년대 대한민국 국민은 분명히 꿈과 희망을 갖고 있었다. 미래에 대한 기대를 안고 모든 국민이 분골쇄신해 나라 발전에 매진했던 것이다. 물론 그 중심에는 미래를 내다보는 박 대통령의 리더십이 자리 잡고 있었다.
1970년대 영남대 경산캠퍼스를 조성할 무렵 박 대통령이 설계 담당자를 불렀다. 이 담당자로부터 캠퍼스 내 도로 폭을 16m로 하겠다는 대답을 들은 박 대통령은 100m로 정정하라고 했다. 교내 도로 16m는 당시 도로 여건(당시 대구~경산 도로 폭 편도 1차로)에 비하면 파격적인데 대통령은 더 파격을 요구한 것. 박 대통령은 "30년 뒤면 우리나라도 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다. 그때를 대비해 도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전선도 지하로 매설할 것을 주문, 현재 영남대는 전신주가 지상에 없는 대학으로 유명하다. 학교 관계자들은 "박 대통령의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얘기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慧眼)을 증명하는 사례들은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대표적인 것이 경부고속도로 건설. 박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천명하자 야당은 물론 언론 등 많은 이들이 "시기상조"라며 반대했다. 요즘 국가사업에서 절차를 밟는 비용 대 편익을 따졌다면 반대론자들의 주장대로 경부고속도로 건설은 성사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경부고속도로 건설은 경제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며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10년, 20년 뒤를 내다본 박 대통령의 의지'신념대로 1970년 7월에 개통한 경부고속도로는 대한민국 발전의 기폭제가 됐다. 남부권 신공항이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아닌 비용 대 편익이란 이유로 좌초한 것을 곱씹게 하는 대목이다.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
경제개발5개년계획을 만든 끝에 수출이 답이란 결론을 내린 박 대통령은 수출을 하기 위해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중화학공업을 육성했다. 포항 철강단지, 구미 전자단지, 울산 여천 화학단지, 창원 기계단지 등은 대통령의 아이디어와 추진력 덕분에 탄생해 산업화의 토대를 구축했다. 박 대통령의 리더십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은 최빈국에서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을 한 국가로 자리 잡게 됐다.
고 남덕우 총리는 회고록에서 "국내외 경제학자들과 언론들은 중화학공업에 대한 과잉투자 때문에 한국 경제가 망할지도 모른다고 떠들어댔다…그러나 만약 그때 중화학공업을 추진하지 않았으면 한국 경제가 어떻게 됐을까…중화학공업 건설은 경제적 타산만으로 되는 일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모든 것을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하지만 시장에 존재하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박 대통령의 중화학공업 추진은 애플의 아이폰처럼 시장에 없던 것을 새로 만든 '마켓 디자인' 관점에서 평가해야 한다는 이들도 있다.
산림녹화를 한 것도 미래에 대한 박 대통령의 혜안을 볼 수 있는 사례다. 또 그린벨트는 경제발전을 이룩하면서도 환경보전을 고려했다는 측면에서 세계적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우리나라 산림의 황폐는 조선 초부터 서서히 진행돼 말기에는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고, 일제의 조직적 산림자원 수탈 등으로 1961년 우리나라 산은 절반 이상이 민둥산이었다. 여름 장마 때가 되면 어김없이 홍수에다 산사태가 반복됐다. 박 대통령은 1967년 산림녹화를 위해 농림부 산림국을 산림청으로 독립시켰고, 1973년엔 산림청을 내무부 산하로 이관시켜 산림보호정책을 강력히 추진했다. 1970년대 초엔 수도권 개발제한구역 지정을 신호탄으로 그린벨트를 확대했다.
돈이 없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서민들을 위해 1977년에 전 국민 의료보험을 실시한 것 역시 박 대통령의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으로 풀이하는 이들이 많다.
미래 지향 리더십의 요체는 두 가지로 집약할 수 있다. 시대를 읽는 눈으로 상황을 파악'진단하고,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이다. 여기에 들어맞는 인물이 박 대통령이었다. 박정희 대통령은 생전에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하는 말을 자주 했다. 반대자들을 묵살하는 오만에서 나온 말이 아닌, 후세를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명확하게 파악하고 강하게 추진한 그의 의지를 이보다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말도 없을 것이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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