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백화점 구정모 회장이 21일 새해 들어 두 번째로 산을 찾았다. 구 회장은 새해가 되면 직원들과 야간 산행을 하며 한해 사업을 구상하곤 한다. 특히 올해는 창립 70주년이어서 그의 각오는 남달랐다. 21일 저녁 달성군 비슬산 야간산행에 취재진도 따라 나섰다. 능선을 오를 때마다 사업 보따리가 풀렸다.
"대백프라자점 식품관을 확장하고 새 매장구성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겠습니다."
구 회장은 프라자점 증축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그는 "프라자점은 야외 주차장 등 활용 공간이 아주 많다"면서 "프라자점을 넓히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고 말했다.
2016년 대구에 상륙하는 신세계백화점에 대한 대비책도 착착 세워나가고 있다. 유명 브랜드 유치, 매장 다변화와 확장, 지역 밀착 마케팅을 통해 신세계의 파고를 넘는다는 게 그의 복안이다.
"유통업계는 어느 업종보다 '사람'이 중요합니다. 임직원들이 하나로 뭉친다면 충분히 견줘 볼 만하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대백마트도 강화한다. 대백마트는 설 연휴를 전후해 100호점 개점을 앞두고 구 회장이 정성을 쏟고 있는 분야다.
구 회장은 과당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대구지역 백화점의 출혈마케팅에 대해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서로 손님을 끌어오기 위해 비누 한 장을 사도 자전거 경품을 마련할 정도로 시장이 출혈경쟁으로 흐르고 있다"며 "결국 마케팅 거품은 소비자 부담만 가중시킨다"고 꼬집었다. 건전한 유통 환경이야말로 최고의 고객 서비스이자 마케팅이라는게 그의 지론이다.
지역 경제에 대해선 비관론도 있지만 '희망적'이라고 진단했다. "대구백화점이 잘되는 것도 좋지만 우선 지역경제가 살아야 합니다. 조성 막바지에 있는 혁신도시, 테크노폴리스, 첨단의료복합단지 등을 잘 활용하면 대구경제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 회장은 선친이 쓰던 책상 집기를 그대로 쓰고 있을 정도로 검소하다고 정평 나 있다. '검소함'이야말로 기업인들이 갖춰야 할 최고의 덕목이라는 것. 그는 과거에도 선친이 물려 준 차를 타 업계에서 회자되기도 했다.
"지역민과 함께 전국에서 유일한 토종 백화점이란 자존심을 지켜나가겠습니다." 구 회장은 산 중턱에서 다시 한 번 신발 끈을 조여 맸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영상뉴스=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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