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갑 풀고 색소폰 재능기부…다사파출소장 양보석 경감

무술 두루 섭렵, 베테랑 수사관…주말마다 도시철도 문양역서 공연

일상에 지치고 문화예술 욕구에 목말라 하는 지역민들을 위해 현직 파출소장이 매주 주말마다 색소폰 공연을 열어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경찰청 달성경찰서 다사파출소장 양보석(53) 경감이 그 주인공. 양 소장은 매주 토'일요일 오후 2시 30분 음악동호회 '다사랑 색소폰 봉사단'과 함께 대구도시철도 2호선 종점 문양역에 마련된 무대에 오른다. 신나는 성인가요에서 가곡에 이르기까지 여러 음악장르를 넘나들며 관중들의 박수 속에 공연은 2시간을 훌쩍 넘긴다.

양 소장은 칠곡중학교와 능인고에서 태권도 선수로 뛸 정도로 정통 무도인이다. 공인 태권도 7단으로 경찰 내에서는 태권도 우승컵을 놓친 적이 거의 없다. 현재 경찰 태권도 선수모임인 태경회 회장이고 공권도 5단, 합기도 5단 등 여러 무술 종목도 두루 섭렵했다.

양 소장은 1986년 경찰입문 이후 28년동안 거의 수사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형사 출신이다. 이런 그의 이력은 색소폰과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무대에서는 빼어난 연주실력을 선보인다. 양 소장은 "지방경찰청에서 늘상 범인을 쫓아다니는 형사 반장 노릇을 하다 파출소로 발령을 받으면서 숨은 끼도 살리고, 음악을 통한 재능기부로 연결하는 게 좋을 듯싶어 색소폰을 잡게 됐다"고 쑥스러워했다.

양 소장은 다사지역에서 뜻을 같이하는 지인들과 함께 종종 노인들을 모시고 효도잔치를 벌이기도 하고, 학교폭력과 불량 청소년들의 양산을 막기 위해 지역의 각급 학교를 대상으로 인성교육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양 소장은 새내기 경찰 시절에도 청송의 한 초교 교사였던 아내가 "어린 학생들이 '지하도'가 뭔지도 모른다"고 얘기하자, 학생들을 모두 대구로 초청해 대구시내 전역을 구경시켜줄 정도로 열정이 남달랐다. 20여 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양 소장 부부는 당시 학생들과 연락하며 지내고 있다. 양 소장은 "경찰이 동네에서 날뛰는 도둑과 폭력배를 잡는 일도 해야 하지만 이제는 지역주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먼저 파악하고 해소 시켜주는 업무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달성'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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