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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이 밸런타인데이네!…부럼 깰까, 초코릿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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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럼 깨물까?' '초콜릿 먹을까?'

14일은 우리의 명절인 정월대보름인 동시에 사랑을 고백하고 초콜릿을 전하는 밸런타인데이다. 올해는 정월대보름과 밸런타인데이가 1995년 이후 19년 만에 겹쳐 이날을 맞는 모습이 세대별로 어떻게 다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사원 전모(26'여) 씨는 "매년 밸런타인데이 때 직장 동료와 상사에게 초콜릿을 돌리느라 돈이 제법 나갔다"며 "올해는 초콜릿에 호두나 땅콩까지 한두 개 얹어야 하는지 고민 중이다"고 했다.

유통업계는 특수를 누릴 수 있는 정월대보름과 밸런타인데이가 겹쳐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세대 간 성향에 맞춘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이마트 만촌점 우병운 과장은 "정월대보름은 주로 40대 이상이, 밸런타인데이는 10, 20대 층이 주요 손님이어서 소비층이 겹치지는 않는다"며 "식품관에는 정월대보름에 맞춰 나물과 오곡, 호두'땅콩 같은 부럼 종류의 판매대가 확대됐다. 초콜릿은 스낵류 쪽에 따로 판매대를 둬 동시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했다.

각 구청과 여러 기관은 정월대보름을 맞아 달집태우기 행사 등을 마련해 우리 명절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반면 젊은이들이 많이 몰리는 동성로 등의 많은 상점은 각양각색의 포장지로 멋을 부린 초콜릿을 선보이며 밸런타인데이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가 전국 각 지점에서 운영하는 평생교육스쿨 강좌 수만 봐도 생활 속에 파고든 밸런타인데이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오곡밥, 나물, 경단 만들기 등 정월대보름 강좌는 8개가 개설돼 있지만 초콜릿, 케이크 등 밸런타인데이 강좌 수는 180개가 넘는다.

그렇다면 초등학생들은 정월대보름과 밸런타인데이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기자가 달서구 한 초등학교 6학년 한 학급의 학생들에게 정월대보름과 밸런타인데이를 물어봤다. 28명 모두가 밸런타인데이는 알고 있었다. 반면 정월대보름의 경우 21명은 정확히 몰랐고, 7명은 '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날'로 대답했다.

초콜릿 판매 이벤트 날이 돼 버린 밸런타인데이에 대해 외국인들은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에 온 지 5년째인 벅하트(35'미국) 씨는 "미국에서는 밸런타인데이 때 한국처럼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지 않는다. 대개는 특별한 기념일 때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에게 꽃을 선물하며 사랑 고백을 한다"고 했다.

미국 알래스카 출신 헤드(26) 씨도 "고향에서는 꼭 연인 사이가 아니라도 밸런타인데이에 가족이 모여 'Happy Valentine's Day'라고 쓴 카드와 풍선을 주고받고 장미꽃으로 성스러운 날을 기념한다"고 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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