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욕망하는 지도

욕망하는 지도/ 제리 브로턴 지음/이창신 옮김/알에이치코리아 펴냄

영국 퀸메리대 교수인 역사학자 제리 브로턴이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세계지도 12개를 중심으로 지도에 숨겨진 당대 제작자와 사용자의 욕망을 파헤치며 인류의 세계관을 풀어낸 역사서다. 저자는 고대 바빌로니아의 점토판 지도를 비롯해 중세 유럽의 세계지도는 물론 조선의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구글어스의 위성지도에 이르기까지 시간을 넘나들며 그 변화를 통찰한다.

이 책은 12개의 욕망 코드로 세계사의 중요한 순간에 등장한 지도 12개를 살핀다. 이 가운데 1장 '과학'에서는 인류가 보다 정확한 지도를 꿈꾸며 수학, 물리학, 천문학 등 최신 과학을 도입한 이력을 보여 준다. 3장 '신앙'에서는 13세기 영국에서 시대를 지배했던 종교적 믿음이 어떻게 지도에 그려졌는가를 살핀다. 4장 '제국'은 1402년 조선이 만든 세계지도인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를 통해 중국 너머의 세계를 보려 했던 조선의 결연한 의지를 조명한다.

5장 '발견'에서는 1507년 독일의 '우주형상도'를 통해 탐험과 발견, 새로운 정보 반영의 욕망을 추적한다. 6장 '경계'는 제국주의가 가져온 경계 설정의 욕망을 다룬다. 7장 '관용'은 16세기의 지리학자 메르카토르의 지도를 통해 당시 세계를 지배하던 틀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투영법을 탄생하게 한 관용의 세계관을 조명한다. 9장 '국가'는 18세기 프랑스의 지도를 통해 지도가 만든 국가주의의 모습을 살핀다. 10장 '지정학'은 지도에 정치적 욕망을 투영하기 시작한 20세기 초의 움직임을, 12장 '정보'에서는 모든 정보를 담고자 하는 지도의 욕망에 주목한다. 692쪽, 3만3천원.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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