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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야기] 산후 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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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란이 화아분화(花芽分化'필요한 조건이 만족되어 꽃눈을 형성하는 것) 조건이 되면 꽃눈이 만들어져 약 9개월간 꽃봉오리 상태로 지내다 10개월이 지나면 꽃을 피운다. 꽃이 피면 자신보다 더 나은 자손을 만들기 위해 즉, 종을 유지하기 위해 벌과 바람을 기다린다. 이때 향기가 나는데 벌을 불러들이기 위해서다. 이것은 야생의 경우이고 집이나 농장에서 키우는 난은 아름다운 꽃이 오래 지속되어야 하기 때문에 벌과 바람을 막아야 한다. 수분(受粉'수술의 화분이 암술머리에 붙는 일)이 되면 막대한 영양분을 소모하게 되는데, 이때 꽃을 잘 보살펴야 한다. 필자의 농장은 유리온실인데 가끔 벌이 들어와 피해를 준다. 벌이 꽃송이 안으로 침투하지 못하게 화장지를 곱게 말아서 꽃잎을 묶어 주면 된다.

각종 전시회에 출품하는 난은 자체 분을 부어내고 감상분(외출 전용 난분)으로 갈아입힌다. 이때 수분 공급이 예전처럼 원활히 되지 않음은 물론 건조한 전시장 환경과 고온의 조명으로 수분이 날아가 난은 매우 긴장하게 된다. 당연히 '수분 스트레스'(water stress)에 시달리게 된다. 수분이 부족하면 난은 당황한 나머지 기공을 닫고 오로지 벌과 바람을 기다리며 많은 양분과 단백질을 소모하게 된다. 따라서 전시기간 내 매일 충분한 물을 공급해주어야 한다.

아끼는 고가의 난은 전시회가 끝나면 보약(메내델, 하이야토닉, 각종 미네랄 등)을 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충분한 물과 함께 저광도(3천 룩스)와 생육 적온(주간 25℃, 야간 15도) 조건에서 몸풀이를 2주 이상 시켜 주면 좋다. 마치 시집간 딸이 출산한 것과 같은 심정으로 돌보아야 하는데 산후조리처럼 하면 된다. 가끔 전시회에 출품한 난이 끝난 후 시들어 죽는 경우가 있는데, 계속되는 전시회 때문이다. 개별전시회(시'군'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지역전시회(광역시'도)에 출전을 하게 되고, 또 성적이 좋으면 국전 출품을 권유받는다. 난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잦은 외출을 하면 결국 과도한 스트레스와 에너지 소모로 시들어 죽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대건(난초 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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