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페라의 유령 두 주인공 리틀과 라이언

관객 환호 재충전…내 집 같은 대구

'오페라의 유령' 팬텀 역의 브래드 리틀(오른쪽)과 크리스틴 역의 클레어 라이언이 2월 17일 장기공연에 들어가기에 앞서 열린 뮤직토크쇼에서 나란히 서서 인사를 하고 있다. 브래드 리틀과 클레어 라이언이 매일신문 독자들에게 사인을 전했다.

지방에서는 유래를 찾기 힘든 3개월에 가까운 장기공연 중인 뮤지컬이 있다. 오리지널,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기념 월드투어 대구 공연이다. 이번 공연은 2차례나 일정을 연장해 5월 4일까지로 공연 기간을 늘렸다.

그 중심에는 남녀 주인공인 팬텀 역의 '브래드 리틀'과 크리스틴 역의 '클레어 라이언'이 있다. 어릴 적부터 크리스틴을 동경한 클레어 라이언은 꿈을 이뤘다. 팬텀 역만 2천 회 이상 연기하며 세계 최고의 팬텀이 된 브래드 리틀은 앞으로 한국 뮤지컬 산업 발전을 돕고 싶다고 했다. 대구는 그들 뮤지컬 인생에 특별한 계기를 만들어 준 여행지다.

◆오페라의 유령 그리고 대구

브래드 리틀은 2009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로 대구를 찾았다. 이후 5년 만이다. 그는 "이전보다 대구 뮤지컬 관객들의 열정과 관심 모두 커졌다. 이번 대구 공연 기간이 연장된 이유를 알 것 같다"며 "장기공연인데 컨디션 관리는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관객들의 기립박수와 환호로 늘 재충전한다"고 말했다.

클레어 라이언에게도 대구는 인상 깊은 도시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로 대구 관련 이야기를 재잘거리길 좋아한다. "동성로에 종종 쇼핑을 하러 갑니다. 여러 번 비빔밥을 먹으러 간 한식당도 있어요." 클레어 라이언은 대구 숙소가 '제2의 집' 같다고 했다. "3년째 월드투어를 다니고 있습니다. 당연히 호주의 고향집이 그립죠. 한 번은 공연을 쉬는 날 서울에 갔다가 대구로 돌아와 숙소 문을 여는 순간 '내 집이구나' 하고 느꼈을 정도로 대구가 편안합니다."

브래드 리틀은 6월 27일부터 열리는 제8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딤프)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오페라의 유령이 올해 초반부터 대구의 뮤지컬 열기를 지피고, 딤프의 성공적인 개최에도 기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브래드 리틀은 3일 열린 대구 동성로 뮤지컬광장 개소식에서 광장 바닥에 설치될 핸드 프린팅도 남겼다.

◆크리스틴의 꿈 이룬 클레어 라이언

클레어 라이언이 오페라의 유령을 만나 대구에 오기까지 어떤 여정이 있었을까. 그는 호주에서 태어나 3살 때 발레를, 11살 때 성악을 배우기 시작했고, 2007년 호주국립오페라단에 입단해 3년간 활동했다. 어느 날 오페라의 유령 속편인 뮤지컬 '러브 네버 다이즈'의 크리스틴 역 오디션 기회가 찾아왔고, 합격했다. "5살 때부터 오페라의 유령 음악을 들으며 꿈꾼 배역이었기에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평생 안정된 배우 활동을 할 수 있는 오페라단을 그만뒀어요." 처음에는 대역을 맡아 1주일에 한 번 무대에 섰다. 꾸준히 연습하던 그에게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크리스틴 역 오디션 기회가 찾아왔다. 또다시 합격했고, 이번에는 대역이 아닌 붙박이 주연이었다. 오페라의 경험과 크리스틴 배역을 향한 열정과 노력의 결과였다.

◆한국 사랑 브래드 리틀, 한국어 열공

브래드 리틀은 배우 이후 삶의 여정을 한국에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가 끝나고 2년 후 한국에 뮤지컬 아카데미를 열 계획입니다. 뮤지컬 관련 직업 지망생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다양한 지식을 전수해 주는 곳입니다." 제4회 딤프 홍보대사도 맡았던 그는 서울은 물론 대구에도 아카데미를 열어 대구 뮤지컬 산업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해외시장과 한국시장을 모두 경험한 뮤지컬 종사자로서 한국 뮤지컬 산업의 세계화를 돕는 미들맨(중간 조력자) 역할에 힘쓰고 싶어요."

그는 요즘 매주 4시간씩 한국어 과외를 받고 있다. 간단한 의사소통은 물론 SNS(카카오톡)로 한글 채팅도 하는 정도가 됐다. 그는 "향후 한국 활동은 물론, 지금은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지만 미래의 아내를 위해 꼭 한국어를 연마해야 한다"고 웃었다. 오페라의 유령 공연 관계자는 브래드 리틀이 한국에서 공연활동을 하며 만난 한 한국인 여성과 현재 진지한 만남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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