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랑의 가위' 17년째…이연오 '최경봉사단' 회장 재능 기부

월2회 요양원 270여 노인 머리 전담…자기 일처럼 나선 30여 회원에 감사

"재능기부를 통해 소외된 이웃들을 도울 수 있어 기쁘고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주는 것이 무엇보다 고마운 일입니다. 회원들의 열성적인 성원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1997년 고용노동부 산하 서울 이'미용 직업전문학교 최고경영자과정을 이수한 사람들 중 재능봉사에 뜻있는 사람들끼리 의기투합해 결성한 '최경봉사단'의 이연오(59'신진이용소 운영) 회장. 이 회장은 올해로 17년째를 맞아 한결같은 마음으로 봉사를 할 수 있었던 힘은 "회원 각자의 열성과 이웃사랑 마음 덕분"이라고 했다.

최경봉사단의 회원 수는 32명. 그동안 봉사단 활동이 입소문을 타면서 회원들 중엔 식당을 운영하면서 동참한 사람도 7명이나 된다. 이들은 봉사현장에서 머리를 감겨주거나 보조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봉사활동을 처음 나갔을 때 거부감을 보이기도 했던 사람들도 부모처럼 열심히 섬겼더니 이젠 손을 잡아주며 대환영을 합니다."

최경봉사단은 매월 둘째 주 화요일엔 경산시 와촌면 보현재단을 찾아 치매, 파킨슨병 등 중증장애 어르신 100여 명을, 셋째 주 화요일엔 더불어복지재단과 대구시 남구 장애인센터 장애인 170여 명의 이'미용을 책임지고 있다. 한 번 봉사를 나가면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그야말로 쉴 틈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한다.

봉사단은 또 17년째 더불어복지재단에 적은 금액이나마 재정지원을 하고 있고, 또 남구장애인센터 관할 15명의 재가 장애인, 저소득층 어르신들에겐 회원들이 직접 집을 방문해 파마와 염색봉사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영춘 부회장은 "변함없는 봉사와 가족 같은 유대감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결성 당시 20대의 아가씨가 이젠 학부모가 됐고, 이'미용 기술을 배워 개업한 제자들이 봉사단에 가입해 누구보다 열심히 활동하는 것도 최경봉사단의 남다른 장점이자 자랑거리이다. 봉사단 카페를 보고 감동받아 가입한 이영신 회원은 평택에 거주하면서도 매월 봉사활동에 빠지지 않는 열렬 회원 중 한 사람이다.

"부모의 봉사를 보며 아이들도 자주 현장에 동행, 도구를 정리하거나 어르신들의 말벗이 되어 드리고, 밝게 자라는 것을 지켜보면 절로 흐뭇할 수밖에 없죠."

최경봉사단은 매번 봉사날엔 이영오 회장 집에 모여 그날 봉사 내용을 점검하고 인원을 배치한다. 이 자리에서 회원들은 스스로 '밀착봉사'와 '화내기 없기'를 다짐한다. 그러던 중 더 나은 봉사활동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와 3년 전부터는 중증장애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나들이와 시장보기 동행 등 사회적응 프로그램에도 동참하고 있으며, 다른 봉사센터나 주민센터에서 재능기부를 요청하면 어디든 달려간다.

아름다운 선행은 감춰도 드러날 수밖에 없고, 한결같은 봉사는 진화를 거듭할 수 있음을 최경봉사단이 증명하고 있는 것이랄까. 봉사단은 이 같은 활동을 인정받아 2011년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최경봉사단원=회장 이연오, 부회장 김영춘 송광화 남영희 권오영, 총무 김성표, 회원 권수복 이을재 박화일 박정수 금병춘 이치우 이영신 김미정 정순희 곽영미 손경자 구경순 이미영 김연희 박연희 노미하 김상호 권국영 채철희 김희숙 김은숙 손미영 이미영 정해림 신순덕 김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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