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 실버기자 할머니'묵묵히 외조하는 할아버지 70년 해로

EBS '장수의 비밀' 17일 오후 11시 35분 방송

충청북도 보은군의 장날, 한 할머니가 카메라와 수첩을 들고 시장을 활보한다. 나물 파는 할아버지 앞에 쭈그려 앉아 사는 이야기를 듣고, 쌀집에 들어가 곡물 가격도 꼼꼼히 물어본다. 시인이자 실버기자로 활동하며 노익장을 과시하는 이 할머니는 바로 이홍섭(87) 씨다. 취재를 끝낸 할머니가 전화를 하자 할머니의 전용 기사 김양희(88) 할아버지가 오토바이를 타고 금세 온다. 김양희'이홍섭 부부는 성격은 다르지만 서로를 채우며 70년간 해로해왔다. 이번 주 EBS TV '장수의 비밀'에서는 반대라서 더 즐거운 부부의 티격태격 일상이 소개된다.

"퉤이! 퉤이!" 뒷마당에서 독특한 기합소리가 들려온다. 알고 보니 할머니가 추울까 봐 할아버지가 장작을 패는 소리였다. 장작을 때 주는 것도 모자라 식사 후에는 할머니 대신 설거지도 하고, 할머니가 마실 생강차까지 타다 주는 할아버지. 그런데 할머니를 살뜰하게 챙기던 할아버지가 저녁에는 다른 방에 들어 가버린다. 알고 보니 기사를 쓰는 할머니에게 방해되지 않기 위해 방을 따로 쓴단다.

더운 날씨에 부지런히 걸어 신문사에 도착한 할머니. 기자를 만나 기사에 대해 논의하고 사진에 대한 조언까지 꼼꼼하게 챙겨 듣는다. 8년 전 지인의 권유로 지역 신문의 실버기자가 된 할머니. 글쓰기를 좋아하는 성격과 잘 맞아 지금까지 기자로 활약하고 있다.

산책도 할 겸 선산에 간 노부부. 그런데 할머니는 가만히 앉아 있고,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가리키는 곳의 풀을 뜯는다.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낸 할머니는 가난한 할아버지에게 시집와 온갖 고생을 했다. 할머니는 그때 고생을 소재 삼아 세 권의 시집도 냈다. 평생을 티격태격했으면서도 다시 태어나면 할머니와 같이 살고 싶다는 할아버지. 투박하지만 애틋한 할아버지의 진심을 할머니는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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