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뛰어난 외국인 선수와의 인연이 거의 없는 편이다. 삼성 소속으로 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은 선수는 한 명도 없고, 골든글러브 수상자는 2002년 틸슨 브리또(유격수)가 유일하다. 개인 타이틀을 차지한 선수도 2002년 투수 평균자책점 1위(2.50) 나르시소 엘비라, 2012년 승률 1위(0.824) 미치 탈보트 등 2명뿐이다.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이 돋보였던 카를로스 바에르가(2001년 타율 0.275 4홈런 17타점), 트로이 오리어리(2004년 타율 0.265 10홈런 28타점), 팀 레딩(2010년 1승 3패 평균자책점 5.09), 라이언 가코(2011년 타율 0.243 1홈런 28타점)는 모두 기대에 못 미쳐 교체됐다.
하지만 삼성은 올 시즌 용병 덕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수 제이디 마틴과 내야수 야마이코 나바로가 20일 투타에서 맹활약을 펼치면서 그 가능성을 높였다.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이날 처음 1군 무대에 등판한 마틴은 삼성이 전통적으로 선호했던 '파이어볼러'(강속구 투수)는 아니다. 20일 직구 최고 구속 역시 141km에 불과했다. 그러나 커브, 슬라이더, 투심 패스트볼, 컷 패스트볼,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로 NC 타선을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NC 김경문 감독이 "마틴의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할 정도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마틴이 던진 94개의 공 가운데 직구는 27개, 변화구는 67개였다. 힘으로 윽박지르기보다는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노련한 투구 스타일이었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 27경기에 선발 등판, 160⅓이닝을 던지며 16승 4패 평균자책점 2.75의 뛰어난 성적을 올린 배경이다. 마틴은 경기 후 "부상으로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해 미안했다"며 "헛스윙을 유도하려고 변화구 제구에 늘 신경 쓴다"고 말했다. 또 "승수나 평균자책점 등 숫자보다는 길게 던지면서 팀이 이겼으면 한다"며 "팀원으로서 승리에 보탬이 돼 좋다"고 첫 승 소감을 밝혔다.
삼성 류중일 감독이 "최후의 리드오프 카드"라고 밝혔던 나바로도 '효자 용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형식, 김상수, 박한이가 모두 기대 이하의 활약을 보였던 1번 타순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 덕분이다. 류 감독은 경기 전 "나바로가 우리 팀에 와서는 처음이지만 미국에선 1번부터 5번까지 골고루 해봤다"며 나바로의 타순 변화에 대해 설명했고, 나바로는 기대에 훌륭히 부응했다. 나바로는 21일 현재 팀 내에서 가장 많은 4홈런(리그 5위)과 15타점(리그 3위)을 기록중이다. 류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오랜만에 좋은 야구를 했다"며 승리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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