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도 없고, 안 할 수도 없고….'
진도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해 6'4 지방선거 일정이 무기한 중단되면서 선거 출마자들도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 대구시장 출마자들은 특히 20일까지 선거운동 잠정 연기에서 무기 연기로 방침이 바뀌자, 선거운동을 할 수도 없고, 전혀 안 할 수도 없는 처지에 빠졌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대구시장 경선 출마자들은 "전화도 함부로 못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안면이 없는 유권자에게 전화했다가 자칫 상대가 악의적으로 녹음을 하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출마자 측근은 "모르는 사람한테는 아예 지지 전화도 하기 어렵고, 지인에게라도 지지해 달라는 말은 하지 못한다. 세월호 걱정을 하면서 우회적으로 좋은 얘기를 할 뿐"이라고 했다.
특히 사망자의 명복을 비는 현수막이나 리본을 걸 수도 없고, 문자도 보내기가 어렵다. 모든 행위가 표를 얻기 위한 '쇼'로 비칠 수 있어서다. 국민들의 분노가 더 깊어지는 상황에서 튀는 행보는 오히려 부작용만 더 키울 수 있다고 각 출마자들은 판단하고 있다.
또 다른 출마자 측은 "움직이는 것 자체가 조심스럽고 역풍을 맞을 수 있다. 급하다고 서두를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장 경선 출마자들은 서로 눈치를 보는 형국이다. 경쟁 후보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서로 예의주시하며 바짝 엎드려 있다. 언론을 상대로 상대 후보들의 동향을 묻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하지만 각 캠프 내부적으로는 보이지 않게 경선을 대비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한 출마자는 홍보 동영상을 보완하고 있고, 선거사무소로 찾아오는 유권자를 만나는 등 눈에 띄지 않는 선거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니까 너무 불안하다. 선거인단 명단을 손에 쥐고 있으면서도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다"고 했다.
한편 대구시장 경선이 연기된 사실을 몰랐던 선거인단 100여 명이 20일 대구실내체육관을 찾았다가 되돌아가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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