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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낭비한 43분 때문에 일어난 세월호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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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세월호의 침몰 사건 총지휘부인 범정부사고대책본부가 침몰 당시 세월호와 진도연안 해상교통관제센터(VTS)의 교신 녹취록을 4월 20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세월호는 사고가 일어난 16일, 오전 9시 7분 진도 VTS와 첫 교신을 한 뒤, 9시 38분까지 27차례 교신했다. 침몰 중이라는 세월호의 연락을 받은 진도VTS는 승객에 대한 구명동의 착용과 탈출 등을 지시했다. 그러나 제자리를 지켜야 할 세월호 선장 등 대부분 승무원은 탈출하기 쉬운 브리지에 모여 있었을 뿐 어떤 조치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침몰 이전 세월호의 시간대별 항적도 의혹투성이다. 세월호가 진도 VTS 관할 구역으로 들어온 것은 오전 7시 6분이었다. 연안 해상교통관제 운영'관리 규칙에 따르면 세월호는 당연히 진도 VTS에 전반적인 운항내용을 보고하고, 초단파 무선통신을 듣게 돼 있지만, 진도 VTS에 따르면 이러한 기록이 전혀 없다. 선박 운항 때의 기본적인 수칙을 깡그리 무시한 것이다.

또, 세월호는 오전 8시 55분, 진도 VTS가 아닌 제주 관제센터에 "배가 넘어간다"며 "해경에 연락해달라"고 조난 사실을 처음 신고했다. 교신 녹취록에 따르면 이 신고의 12분 뒤, 세월호가 아닌 진도 VTS가 먼저 침몰 여부를 묻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하면 처음 신고한 오전 8시 55분부터 교신이 끊긴 9시 38분까지 43분 동안 세월호는 제주 관제센터, 진도 VTS와 오락가락 교신만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이 대다수의 학생 등 승객은 승무원으로부터 어떤 지시도 받지 못했다.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침몰하는 배 속에서 물이 차 들어오는 최악의 상황을 고스란히 당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재난사고 발생 시 첫 기본은 발생 초기 시간에 정확한 상황을 판단하고 대처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참사에서는 세월호뿐 아니라 첫 신고를 받은 제주 관제센터, 진도 VTS 등 어느 곳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 수사본부는 이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로 결과를 공개해 국민의 의혹을 없애고,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재난 사고 때마다 되풀이하는 초기 대응 미숙은 이번 참사를 끝으로 다시는 반복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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