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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우환 '관련' 미술관, 꼭 지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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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이우환 씨가 대구시와 부산'광주시 등 몇몇 지자체가 추진하는 이우환 '관련' 미술관에 대해 비판적인 자세를 보였다.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이우환 미술관? 한국에 내 이름만으로 된 미술관을 허락한 적이 없다. 부산, 대구시 등과 언론이 이우환 미술관 짓는다고 퍼뜨리고 다닌다"고 했다. 또, 이 씨는 "한국의 지자체와 개인미술관을 열 생각이 손톱만치도 없는 데 신문들은 대구와 부산에 이우환 미술관이 생긴다고 쓴다. 시장이 통사정해 허락한 대구 미술관은 정식 이름이 '만남의 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이다. (중략) 그런데 시 쪽에서 이우환 개인미술관처럼 이야기한다. 하도 기분 나빠서 내 이름을 빼버리려니 많은 동료 작가들이 안 하겠다는 거다. 어쩔 수 없이 두고 보는 중이다"라고 했다.

이 씨의 이 말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대구시의 미술관 건립 추진 과정에서 여러 번 나왔던 이야기다. 그동안 대구시는 이우환 '관련' 미술관 건립에 많은 공을 들였다. 2009년 8월 첫 협의가 이뤄진 뒤부터 대구시는 지난 4년여 동안 옆에서 지켜보는 시민의 자존심이 상할 정도로 허리를 굽혀 '이우환 모시기'에 정성을 쏟았다. 여기에다 광주와 부산까지 이우환 '관련' 미술관 건립 추진에 나서면서 대구시의 매달리기는 더욱 심해졌다.

광주는 광주 시립미술관이 기증받아 소장한 이우환 컬렉션을, 부산은 이 씨가 경남중을 졸업했다는 연고로 미술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반면 대구시가 이우환 씨를 고집할 연결고리는 거의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구태여 붙이자면 1970년대부터 1980년대 초반에 걸쳐 대구에서 몇 번의 전시회를 했고, 당시 대구 화단과 많은 교류가 있었다는 정도다. 이 때문에 대구미술계에서는 작품 구입비와는 별도로 300억 원을 들여 이 씨 '관련' 미술관을 짓는 것과 시의 지나친 저자세를 비판하는 시각도 많다.

이우환 씨가 세계적 작가 반열에 있고, 대구시 등 지자체가 자신의 명성을 이용하려는 것에 대해 '몹시 기분이 상한 것'은 이해할 수 있다. 또, 이 미술관이 대구문화예술계의 위상을 높이고, 시가 주장하는 것처럼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일정의 파급 효과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생각하더라도 그가 대구시와 대구시장 등을 싸잡아 막말로 공개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런 무례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아무런 명분도 연고도 없는 이우환 '관련' 미술관을 꼭 지어야 할 이유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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