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2차대전의 영웅, 낸시 웨이크

세계 제2차대전 후반기인 1944년 오늘, 영국의 여성 첩보원이 낙하산을 타고 독일 점령하의 프랑스로 잠입했다. 낸시 그레이스 오거스타 웨이크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대담하기 짝이 없었다. 이후 레지스탕스와 접선, 연락책으로 활동하면서 독일군에 대한 기습에 가담하고 중요한 정보들을 빼냈다.

웨이크는 1912년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2살 때 가족과 함께 호주로 이주했고 1930년대 초부터는 프랑스의 파리에서 미국 신문의 기자로 일했다. 나치의 파시즘이 부상하는 것을 보고 우려하던 중 27살에 프랑스인 남편과 결혼했다. 프랑스가 독일에 점령된 후에는 부부가 함께 레지스탕스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녀는 나치 게슈타포(비밀경찰)의 최우선 지명수배자로 떠올랐으나 요리조리 잘 피해 다녀 '하얀 쥐'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그녀의 남편은 나치에게 붙잡혀 숨졌고 그녀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그 사실을 몰랐다.

나치에 대한 분노가 그녀의 대담함을 더 키웠다. 그녀는 영국으로 피신한 후 다시 프랑스에 잠입, 영웅적인 활약을 펼침으로써 2차 세계대전사에서 가장 뛰어난 여성 첩보원으로 평가받았다. 1949년 호주로 돌아가 수차례 의원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해 정치인의 꿈을 이루지는 못했다. 여생의 마지막 10년은 영국에서 보내다 2011년에 98세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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