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역사가 일본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배웠습니다. 오랜 역사를 가진 양국이 이웃 나라로 좀 더 우애 있게 함께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28일 오전 경주 대릉원 천마총. 일본 지벤학원 칼리지 고교 수학여행단 140여 명이 일본 문화의 뿌리가 된 신라 역사 배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천마총에 들른 학생들은 "천마도는 언제 만들어졌느냐" "천마총에서 발견된 유구가 어떤 게 있느냐" 등 연신 질문을 던졌다. 앞서 불국사를 방문한 학생들은 불국사의 역사와 다보탑과 석가탑에 얽힌 사연 등에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오오우라 히카루(17'칼리지 고교 2년) 양은 "이번 여행을 통해 일본의 뿌리가 백제와 신라에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됐다"면서 "일본과 한국의 관계에 대해 더욱 깊이 공부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지벤학원은 1975년부터 40년째 한국으로 수학여행을 오고 있다. 고 후지타 데루키오 초대 이사장이 "일본이 과거 35년간 한국에 저지른 잘못에 대해 속죄하는 뜻에서 앞으로 최소 35년간 한국 수학여행을 실시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한 해도 빠짐없이 약속을 지켰고, 지금은 장남인 후지타 기요시(59) 지벤학원 이사장이 유지를 받들고 있다. 지금까지 2만1천42명의 학생이 한국을 찾았다.
수학여행단은 일본 문화의 뿌리인 신라문화와 백제문화를 만나기 위해 경주와 충남 공주·부여를 방문한다. 올해는 지벤 와카야마 고교, 지벤 나라 고교, 나라 칼리지(College) 고등학교 등 3개 학교 재학생 660명이 한국을 찾았다.
부산항으로 도착한 학생들은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을 올렸고, 요란한 행사와 퍼포먼스 등도 자제했다. 후지타 료우이치(55) 칼리지 고교 교감은 "이 같은 양국의 교류는 학교가 존재하는 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25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는 40년 동안 쉽지 않은 길을 걸어온 지벤학원의 노고에 감사하는 축하 만찬이 열렸다.
한국관광공사가 마련한 이날 축하 만찬에서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많은 역경을 거치면서도 40년 동안 지속된 양국 학교 간의 교류에 대해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며 "지벤학원의 교육여행이 양국 간의 우호와 친선의 미래를 상징하는 모범적 사례로 널리 알려지고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후지타 지벤학원 이사장은 답사를 통해 "일본 정부와 교육 당국의 이해와 격려, 학부모들의 응원이 오늘날의 성과를 만든 버팀목이었다"며 "한국행 수학여행을 몸소 실천한 선친의 뜻을 기리고 양국 교류에 기여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963년 설립된 일본 학교법인 지벤학원은 긴키지역에 위치한 불교 계열의 명문 사립학교다. 현재 3개 학교에 4천356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세 폐지해라"…이재명 블로그에 항의 댓글 1만여개 달려
장래 대통령 선호도 1위 이재명…한동훈 2위, 尹대통령 지지율 '23%'
괴담 전문 민주당이 '계엄' 괴담 꼬리내린 이유? [석민의News픽]
수련 병원서 사직한 전공의들 구직난 막막 "어디로 가야 하나"
"인요한에 의료 상담하라" SNS에 폰번호 공개한 민주 前 부대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