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재를 시작하며] 출동 24시 현장기록 119-양준호

◆배려 넘치는 좋은 세상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빈부를 떠나서 세상을 사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사랑받을 자격과 권리가 있으며 자신이 힘들 때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다. 우리 구급대원은 그런 어려운 시민에게 최선을 다하지만, 잘못도 없는 상황에서 욕설을 듣는 등 행패를 당하곤 한다. 비록, 내가 경험했던 부분에 대하여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글쓰기를 시작했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조금의 두려움이 있다. 내가 쓰는 글로 인해 어느 누군가를 억울하게 만들거나, 마음의 상처를 받게 하지 않을까 하고….

그럴 때면 내 직업에 대한 회의가 들지만 도움을 간절하게 바라고 있는 이들이 있기 때문에 매 순간 자부심이라는 긍정의 힘으로 버텨왔다. 간혹 감사하다는 시민의 칭찬과 격려를 받을 때면 정신적인 재무장을 하고 지친 심신에 다시 힘이 솟구친다. 일전에 할머니 한 분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좋은 직업도 많은데 하필 왜 이렇게 힘든 일을 하느냐…. 이렇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으니 할머니를 만나고 도와 드릴 수 있는 인연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담담한 미소와 끄덕이는 할머니의 고갯짓에 내 마음도 뿌듯해진다.

이렇게 배려와 감사함이 넘치는 좋은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다. 부디 내 글이 독자의 마음속 호수의 물수제비처럼 잔잔한 감동을 주는 작은 돌이 되었으면 좋겠다.

중부소방서 119구급대 소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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