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사'(Casa), 우리말로 하면 집을 의미한다. 단어 뜻을 모르더라도 까사에 들어서면 누군가의 집에 왔다는 기분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스킵플로어(각 층을 1층분의 높이만큼 높이지 않고, 반층 차 높이로 설계하는 방식)로 설계된 내부는 마치 넓은 다락방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따뜻한 분위기의 원목가구와 은은한 조명, 아기자기한 소품은 아늑함을 더한다.
◆맛본 사람은 반드시 다시 찾는다
레스토랑의 사장이자 까사의 유일한 요리사 문난영 씨가 손님을 맞았다. 앞치마를 두른 문 사장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셰프라기보다 잘 꾸며진 집의 안주인 같아 보인다. 까사를 한 번쯤 찾은 사람들은 모두 하나같이 최상급 한우 안심 스테이크를 극찬한다. 두툼한 두께는 기본이고 고기의 식감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눈에 봐도 두툼한 고기와 적절하게 구운 채소들이 담긴 접시가 나오자 입맛을 당긴다. 겉만 그을린 고기를 썰자 발그레한 속살이 드러난다. 한 입 크기로 썰어 입 안에 넣자 고기의 육즙이 입안 가득 퍼진다. 특별한 것이 없는 듯 보이는 소스는 고기의 육즙과 어울리며 완벽한 맛을 자랑한다. 씹으면 씹을수록 느껴지는 부드러운 식감은 스테이크의 매력을 한층 더 높여준다.
일구회 회원 윤인숙(50) 씨는 "마치 고기를 다져서 요리한 것 같아요. 그만큼 부드럽습니다. 고기는 식감 때문에 즐기는 편인데 여기 스테이크는 식감이 최고입니다"라고 말했다. 신동애(55) 씨는 "'음식이 입에서 녹는다'는 말을 까사 스테이크를 맛보고 알게 됐다"며 "방문할 때마다 매번 다른 메뉴를 시도해보고 싶지만 한우 안심 스테이크를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난영 사장은 "보통 레스토랑은 스테이크를 주문하면 애피타이저를 기본으로 주지만 저는 과감하게 애피타이저를 생략했어요. 그만큼 스테이크 맛에 시간과 재료를 투자하기 위해서죠"라며 스테이크 요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문난영표 음식
문 사장은 자신이 만든 음식이 정석은 아니라고 말한다. "약 2년 전, 까사 문을 열기 전에 서울에 가서 이탈리아 셰프에게 정식으로 이탈리아 음식 수업을 받은 적이 있어요. 그런데 정석대로 하니 매력이 없더라고요. 2% 부족한 맛으로는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없다고 판단했죠." 그는 정석에서 조금 벗어나더라도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을 음식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여러 시도를 한 끝에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메뉴가 탄생했다.
바로 닭가슴살 샐러드, 칠리새우 샐러드 등 총 7가지 샐러드와 우리쌀 매운 떡볶이가 그것이다. 특히 매운 떡볶이는 손님들이 즐겨 찾는 메뉴다. 식탁에 떡볶이가 올라오는 순간, 보통의 떡볶이와는 차원이 다르다. 까무잡잡한 빛깔을 띠는 떡볶이의 맛이 궁금했다. 맛 역시 길거리 떡볶이와는 다르다. 맵기도 하면서 달콤한, 그렇지만 절대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다.
하해숙(55) 씨는 "요즘 떡볶이들이 얼마나 자극적이에요. 그런데 이 떡볶이는 자극적인 맛을 다 뺐죠. 떡볶이가 레스토랑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은 편견인 것 같아요. 자극적이지 않은 이 집 떡볶이야말로 궁중에서 먹었을 법한 떡볶이"라고 말했다.
떡볶이 맛의 비결은 문 사장이 직접 달인 간장에 있었다. 문 사장은 직접 맛간장을 달이고 거기에 고운 고춧가루를 넣은 다음 고추장과 짜장을 첨가하면 떡볶이 소스가 완성된다고 귀띔해줬다.
김성철(59) 씨는 "소스를 먹어보면 부드럽다는 생각이 든다. 맛이 자극적이지 않아 계속해서 먹을 수 있는 맛"이라고 평했다.
각종 샐러드도 한번 맛을 본 사람들은 반드시 다음에도 주문하는 메뉴다. 닭가슴살 샐러드와 칠리새우 샐러드는 겉으로 봤을 때는 다른 샐러드와 다를 게 없다. 하지만 한 입 먹어보면 입안 가득 유자향이 퍼지면서 샐러드의 매력에 반한다. 아삭한 채소는 닭가슴살의 퍽퍽한 느낌과 잘 어울린다.
◆집에서 먹는 것 같은 맛
문 사장은 음식에 있어서만은 완벽주의자다. 인터뷰에 응하느라 디저트로 나올 커피가 평소보다 조금 더 진하게 나오자 그는 얼른 인터뷰를 멈추고 커피를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그만큼 디저트 하나라도 원하는 맛과 모양으로 나오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성격이다.
문 사장은 "가끔 친구와 장을 보러 가면 친구가 못 견뎌 먼저 집에 간다"고 말한다. "만족할 만한 재료가 나타날 때까지 돌아다녀야 해요. 결국 마음에 드는 재료를 찾지 못하면 빈손으로 돌아오기도 해요."
음식 맛에 있어서 항상 완벽을 추구하는 문 사장은 "좋은 재료로 집에서 먹는 것 같은 맛을 내는 게 목표"라고 말한다. 그의 요리 기본 원칙은 두 딸이 오더라도 손님이 먹는 것과 똑같이 내놓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 "딸들 앞에 내놓지 못할 음식은 손님 앞에도 절대 못 내놓죠." 최상급 한우 안심 스테이크 3만7천원, 수제 돈가스 1만5천원, 칠리새우 샐러드 2만5천원, 닭가슴살 샐러드 1만8천원, 야끼라이스 1만5천원, 우리쌀 매운 떡볶이 1만3천원.
▷규모: 50여 석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1시, 일요일은 오후 5시~오후 11시(추석'설 당일 휴무)
▷예약: 053)655-1199, 대구시 남구 대명9동 496-5(큰골길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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