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실적부진 세수 비상…10대 재벌 법인세 5.8%↓

우리 경제를 이끌고 있는 대기업의 실적부진이 이어지면서 세금수입에 비상이 걸렸다. 세수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법인세 수입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기업들의 실적이 너무 초라해 삼성전자로 인한 '착시현상'을 제거할 경우 우리 경제의 부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대 재벌 계열사 가운데 12월 결산 상장법인 87곳의 지난해 세전 순이익은 50조9천억원으로 전년(59조8천억원)보다 14.9% 감소했다.

순수익 감소에 따라 이들 기업이 낸 세금도 줄었다. 이 회사들의 법인세 비용은 2012년 11조9천억원에서 지난해 11조2천억원으로 5.8% 감소했다.

하지만 이처럼 초라한 실적마저도 삼성전자로 인한 '착시현상'이다. 10대 재벌 상장사 수익과 법인세의 절반을 차지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지난해 세전이익은 전년(39조원)보다 31.7% 줄어든 26조7천억원에 불과하다. 법인세 비용도 2012년 8조6천억원에서 2013년 4조9천억원으로 42.3%나 급감한다.

그룹별로는 SK를 제외한 모든 그룹의 실적이 악화했다.

하지만 SK그룹의 실적 개선 역시 전년도 수익이 급감한 데 따른 기저효과(기준시점의 통계치가 너무 낮거나 높아 비교치가 왜곡되는 현상)가 컸다. 특히 한진그룹과 GS그룹은 2013년에 각각 1조1천126억원과 5천43억원의 법인세 차감전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하거나 적자폭이 확대됐다.

삼성그룹도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세전이익이 10조3천억원에서 2조3천억원으로 77.4% 급감했다. 현대중공업그룹(-82.2%), 포스코(-40.7%), 한화(-34.4%) 등도 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법인세 비용은 삼성을 제외한 전 그룹이 감소했다.

삼성그룹의 법인세 비용은 2012년 5조7천억원에서 2013년 6조7천억원으로 17.5% 증가했다. 다만 법인세 비용이 지난해 6조3천억원으로 전년대비 87.7% 급증한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상장사의 법인세 비용은 2조4천억원에서 4천억원으로 82.0%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