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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의 눈'으로 부정·탈법 사냥…선거감시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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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후보자·측근까지 꿰야 프로…용변 참고 잠복해 촌지 적발 '뿌듯'

13일 오후 대구 동구 불로동에서 열린 한 기초의원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동구 공정선거지원단이 불법 선거운동 여부를 꼼꼼히 확인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13일 오후 대구 동구 불로동에서 열린 한 기초의원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동구 공정선거지원단이 불법 선거운동 여부를 꼼꼼히 확인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영화 '감시자들'은 경찰 특수조직 감시반의 이야기를 소재로 다루고 있다. 이름 그대로 감시반은 용의자를 감시하고 기록하는 일을 한다. 영화 속 감시반처럼 후보자, 선거사무원 등 선거 관계자만을 쫓는 일명 '선거감시반'도 있다. 각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에 소속된 '공정선거지원단'과 '광역조사팀'이다. 이들도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첩보작전을 펼쳐가며 불법 선거운동 정황을 포착한다. 날카로운 감시망에 걸려든 선거범도 적지 않다. 이달 12, 13일 이틀에 걸쳐 대구 동구 공정선거지원단과 경북선거관리위원회 광역조사팀을 만나봤다.

◆지역민이 만드는 공정선거

13일 오전 대구 동구 불로동. "출동!" 오세덕 대구 동구선거관리위원회 지도주임이 외치자 6명의 공정선거지원단(이하 지원단)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출동 장소는 대구 동구 한 기초의원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 두 개 조로 나누어 개소식장 안과 밖으로 흩어진 지원단은 카메라와 펜을 꺼내 들고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참석자는 물론 화환, 현수막, 장비 등 모두가 관찰 대상이다.

한난영(45) 지원단원은 "개소식 일정과 참석 내빈을 파악하고, 축사 중 선거법 위반 내용은 없는지를 살펴야 한다"며 수첩에 끊임없이 개소식 진행상황을 써내려갔다.

지원단은 주부, 대학생 등 평범한 유권자들로 구성된 일종의 민간 공무집행자다. 이들은 선관위의 지휘 아래 선거사무소, 경로당 등 구석구석을 다니며 선거부정을 감시하고 선거법을 안내한다. 일반 유권자라고 지원단을 얕잡아 보면 안 된다. 감시활동에 필요한 선거법과 예비후보자와 그 측근들의 얼굴, 경력까지 모두 꿰고 있다. 당연히 불법 선거운동을 포착한 경우도 적지 않다. 동구의 경우 올 들어 경고 조치한 5건 중 4건이 지원단의 활약으로 발견됐다.

서현진(26) 지원단원은 지난달 지역의 한 기초의원 예비후보가 아파트 우편함에 명함을 넣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는 "후보가 아파트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몰래 따라갔는데 우편함에 명함을 넣고 있어 카메라로 현장을 찍었다. 이후 그 후보는 선관위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았다"며 "지원단 활동을 통해 공정선거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정연덕 대구 동구 선관위 지도계장은 "지원단의 활약상이 크다"며 "이들이 지역의 눈과 귀가 돼 불법 선거운동을 감시하고 예방한 덕분에 후보와 유권자 모두 선거법에 대해 인지하고 행동을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대범죄 잡는 광역조사팀

광역조사팀은 시'도선관위 내 '선거범죄 조사전문조직'이다. 이들은 시'도 전체를 범위로 금품수수, 불법여론조사 등과 같은 굵직한 선거범죄를 다룬다.

중대 선거범죄는 쉽게 몸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특성. 이 때문에 광역조사팀은 선거가 다가오기 한참 전부터 촘촘한 감시망을 만들어 둔다.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지역 유지와 경찰,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미용실 주인 등은 이들의 고급 정보원이다. 지역 신문이나 인터넷 등도 선거범죄를 포착할 수 있는 중요 단서다. 지난달 경북선관위 광역조사팀이 고발 조치한 모성은 포항시장 예비후보의 전화여론조사 조작사건도 한 여론조사 결과가 실마리였다. 권형우 경북선관위 광역조사팀 조사담당관은 "갑자기 모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도가 10% 이상 뛴 점이 수상해 바로 조사에 착수했다"고 귀띔했다.

불법 선거운동 정황이 포착되면 동시다발적으로 조사가 들어가야 한다. 포위망이 느슨해질수록 관계자 간 말을 맞추거나 증거를 은폐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광역조사팀에게 밤샘근무는 기본이며 일주일 이상 출장을 다녀오는 일도 잦다. 12일 오후 경북선관위 광역조사팀 사무실을 찾았을 때도 4개 팀 중 3개 팀은 3일 전부터 선거 범죄를 조사하기 위해 출장을 가고 자리에 없었다.

바쁜 일정에 쫓기다 보면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생겨난다. 광역조사팀의 한 조사관이 2010년 지방선거 때 기초의원 후보가 돈을 주고받았다는 첩보를 입수, 측근 주변에서 잠복하고 있을 때였다.

"배가 아픈데 자리를 비울 수 없어서 차를 가림막으로, 배수로를 변기 삼아 용변을 보고 있었죠. 그런데 갑자기 후보 측근이 나타나, 급하게 마무리하고 달려가서 잡았어요."

당시 측근의 바지 뒷주머니에서 1천만원 상당의 돈을 주고받은 사람들의 명단이 발견됐고 그 측근은 당일 긴급체포 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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