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연타석 검증 부실, 인사책임자 문책하라

여론이 거부하는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국무총리가 되어보겠다는 후안무치형 후보가 대통령을 수렁으로 끌고 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 대화합과 국가 대개조가 필요한 시기에 아무런 쓸모 짝없는 말썽난 총리 카드를 들고 며칠째 결정장애를 겪고 있다. 답답하다. 문창극 후보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로 보낸다 해놓고 세 번째 미뤘다.

잘못된 총리 후보 카드를 들고 뭉그적거리다가 '민심 이탈'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고 싶지 않다면 단호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문창극 후보를 버려야, 더 이상 국정 공전상태를 막고 청와대가 손가락질 받는 참극을 면할 수 있다. 문 후보가 자진하여 사퇴하리라 믿으면 오판이다. 문 후보는 이미 누가 뭐라든 청문회에 가서 역사관'위안부 견해'석박사 학위 과정 등에 대해서 입장을 해명하겠다고 피력한 터이다.

별로 알려지지 않은 문제도 많다. 최근까지 대학에서 강의한 문 후보에 대한 대학생들의 강의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채 40점이 안 된다. 일부 대학생들은 문 후보가 강단에 서게 된 것에 대해서 부끄럽다고 했다. 심사위원이면서 자신을 수혜자로 결정한 각종 사례는 구질구질해서 거론하지 않는다 해도 인격을 갖췄는지 모를 일이다. 문 후보는 흔히 역사에서 보듯이 억울한 일이 있어도 변명하지 않고 깨끗하게 물러나는 대인풍이지는 결코 않은 것 같다.

누구도 물러나는 것을 아쉬워하지 않는 정도의 인물이라면 재고의 여지가 없다. 안대희 전 대법관이 낙마한 지 며칠 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또 문 후보까지 낙마시키느냐는 안일한 생각은 금물이다. 잘못된 선택이라면 그걸 알게 된 즉시 버리거나 방향을 선회해야 더 큰 불행을 막는다. 여론이 그를 말해준다.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 17일 현재 박 대통령에 대한 국정 수행 지지도는 42.7%까지 급락했다. 국정 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평가(50.2%)보다 무려 7.5%나 떨어진다. 문창극 후보의 인사가 참극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지난 11일의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보다는 일주일도 버티지 못하고 무려 8.4%P나 폭락했다. 문 총리 후보 지명을 지금이라도 철회하라. 그리고 연타석 검증부실 논란에 휩싸인 김기춘 청와대 인사위원장에 대한 경질 역시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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