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덕 돈봉투 고발자 딸, 청와대에 탄원서

"옳은 일 아버지를 거짓말쟁이 취급 억울"

"옳은 일을 한 아버지가 거짓말쟁이, 알코올중독자로 몰리는 것을 도저히 보고 있을 수가 없습니다."

영덕군수 선거에서 이희진 당선인의 돈봉투 매수 사건을 고발(본지 2일자 8면 보도)한 김모(53'영덕군 삼사리 전 청년회장) 씨의 딸이 18일 자신의 아버지가 이 당선인으로부터 자작극이라며 무고로 고소당한데다 일부 지인들로부터 갖은 압박과 비난에 시달리는 것은 부당하다며 청와대 신문고에 탄원서를 올렸다.

결혼해 서울에 사는 김 씨의 딸 유민(28) 씨는 탄원서에서 "사건 발생 20여 일이 지나도록 검찰은 아직 증거분석 중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고향 영덕에서는 이 당선인 측이 온갖 정'관계 인맥을 총동원해 검찰'법원에 압력을 넣는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조속한 진상 규명으로 작게는 아버지의 고통을 덜고, 크게는 군민들의 의혹을 해소 시켜 달라"고 밝혔다.

유민 씨는 특히 "아버지는 '돈봉투를 받고 곧바로 이 당선인을 따라가 돌려주려 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많아 돌려져 주지 못했다. 잠시 후 만나기로 하고 약속장소에서 기다렸지만 이 당선인이 돌아오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며 자작극 논란을 반박했다.

이어 유민 씨는 "아버지가 이런 매도까지 당하면서도 사법기관의 판단이 내려져야 군민들이 믿어줄 거라며 문밖출입도 잘 하지 않고 참고 있다. 그러나 때로는 이런 상황이 너무 힘들어 눈물을 보이곤 하는 것이 안타까워 탄원서를 올리게 됐다"고 했다.

이 당선인은 지난달 30일 돈봉투 사건이 터지자 지난 1일 기자회견을 열어 "처음 만난 사람이며 주위에 사람들이 많았다. 새벽 시간에도 술 냄새가 많이 났고 나를 보자마자 김기홍 도의원의 공천 탈락 이야기를 하며 지역구 강석호 의원의 욕을 했다. 이런 사람에게 어떻게 돈을 주겠냐"며 김 씨의 고발에 대해 반박한 바 있다. 또한 그는 "돈봉투는 상의 주머니에 든 것을 흘린 것 같다"고 수차례 밝혔다.

한편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검 영덕지청 관계자는 "검찰이 현재 세월호 사건과 유병언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 각종 감식 요청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때문에 증거자료에 대한 감식결과가 다소 늦어진 것"이라며 "다음 주 중 돈봉투와 CCTV 등 감식결과가 나오면 이 당선인 소환 여부 등 수사가 속도를 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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