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축구 맥빠진 새벽, 희망은 남겼다

금요일 벨기에전 2골차 이기면 16강 실낱 가능성

믿기지 않는 참패였다. 잘 싸운 러시아전을 지켜봤기에 한 수 아래로 여긴 알제리전의 패배는 더 큰 아픔으로 다가왔다.

23일 오전 4시(현지시간 22일 오후 4시)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리그, 한국과 알제리전이 열린 포르투 알레그리의 베이라히우 경기장. 2대4로 한국이 뒤진 채 경기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울리는 순간,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던 '붉은 악마'의 모습은 많이 보이지 않았다. 쓰라린 패배에 응원 온 한국 팬들이 일찌감치 자리를 떠난 것이다.

길거리 응원에 나서거나 TV 중계를 지켜보며 새벽잠을 설친 국내 팬들의 실망감도 마찬가지였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이지 못해 저절로 욕이 나왔다.

그러나 아직 희망은 남아 있다. 물론 자력으로 16강에 진출할 수는 없지만, 벨기에와의 최종전 승리를 전제로 한국은 실낱같은 가능성을 안고 있다.

23일 현재 H조는 벨기에(2승'6점), 알제리(1승1패'3점), 러시아(1무1패'1점'골 득실 -1), 한국(1무1패'1점'-2)이 1~4위에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한국이 자력으로 16강에 진출할 가능성은 아예 사라진 상태다. 그래도 조별리그 3차전을 앞두고 아직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작은 희망이 남아있다.

마지막 3차전에서 한국이 벨기에를, 러시아가 알제리를 꺾는 경우를 전제로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때는 알제리가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다. 한국은 러시아와 함께 1승1무1패(승점 4)로 동률을 이뤄 골 득실을 따져 16강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또 한국이 벨기에를 꺾고, 러시아와 알제리가 비길 때도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때는 한국과 알제리가 나란히 승점 4를 획득, 골 득실을 따지게 된다. 러시아는 최하위가 된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한국은 알제리전에서 많은 골을 허용한 탓에 절대 불리한 처지에 놓여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벨기에의 태도다. 벨기에의 마르크 빌모츠 감독은 이날 러시아를 1대0으로 꺾은 후 "한국과의 3차전에는 그동안 뛰지 못한 일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태극전사들도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날 경기 후 첫 골을 넣은 손흥민은 "벨기에전이 얼마나 중요한 경기인지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주장 구자철은 "전반전에 보여줬던 플레이는 경기장에서 뛰었던 선수로서 부끄러움 가득한 것이었다"면서 "오늘 경기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마지막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