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좌초위기 홍명보호 '기적의 16강'을 건넌다

벨기에전 앞서 "최선 다할 것" 7차례 강조, 선발 명단은 공개 안해

'실낱같은 16강 진출, 대한민국의 승리를 기원합니다.' 25일 오후 대구 동성로 롯데 영플라자 광장에서 거리응원전에 나서는 여성 축구팬들이 브라주카(브라질 월드컵 공인구) 모형을 배경으로 벨기에전 승리를 기원하며 '대한민국 화이팅'을 힘차게 외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이번만은 아니길 온 국민이 기대했다. 하지만 또다시 경우의 수를 따지는 처지가 됐다. 그것도 확률이 아주 낮은, 불리한 입장이다. 이제 더는 물러날 곳도 없다. 오로지 불굴의 투혼만이 필요할 뿐이다.

벼랑 끝에 몰린 한국 축구대표팀이 벨기에를 상대로 27일 오전 5시 '상파울루의 기적'에 도전한다. 1무1패가 돼 H조 최하위로 처지면서 16강 자력 진출이 무산된 한국은 이 경기에서 무조건 이겨야 실낱같은 희망을 품을 수 있다. 여기에다 러시아와 알제리가 비기거나 러시아가 알제리에 승리를 거두는 경우라야 한국에도 2라운드 진출 가능성이 열린다.

홍명보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26일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일단 할 수 있는 일을 해놓고 기적을 기다릴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또 "항상 최선을 다한다는 자세로 지금까지 임해왔다"며 "우리 선수들에게 어떤 간절함이 있는지 충분히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말을 7차례 되풀이했다.

홍 감독은 선발 출전 명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지금부터 생각해보겠다"는 짧은 대답만 남겼다. 박주영에 대해 평가를 해달라는 질문을 받자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더 큰 문제점은 수비가 실점을 너무 쉽게 허용한 것"이라고 밝혀 박주영을 감싸 안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홍 감독은 '선수 구성과 전술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며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경기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알제리전 참패에 따른 부담 탓에 홍 감독이 선발진에 변화를 줄 가능성은 커 보인다.

공식 인터뷰에 나온 주장 구자철은 "우리 선수들이 한국에서부터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힘든 과정을 땀 흘리며 열심히 이겨냈다. 그 보람을 경기장에서 찾고 싶다"는 말로 각오를 대신했다. 그는 "지금 이런 상황이 우리가 바랐던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준비한 대가를 찾고자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축구대표팀은 26일 오전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벨기에와의 경기에 대비한 적응 훈련을 했다. 초반 15분간 공개된 훈련에 태극전사 23명은 전원 참가했다. 골키퍼들은 훈련 시작 시각보다 일찍 운동장에 나와 골문 앞에서 따로 슈팅을 막는 훈련을 했다.

한국의 16강 진출 여부는 벨기에전에서 최소한 두 골 차 이상의 승리를 거둔 뒤 같은 시간 쿠리치바의 바이샤다 경기장에서 열리는 알제리-러시아전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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