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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승 바란다면, 응원부터 깨끗해야겠죠

지난 벨기에전 난장판 반성…포항시, 동영상 만들어 홍보, FIFA에 상영 허가 받아

27일 월드컵 벨기에전의 대규모 응원전이 열리는 포항야구장에서 상영될 선진 시민문화의식 홍보 동영상. 지난 알제리전 때 곳곳에 버려졌던 쓰레기들과 기물파손 현장 등 부끄러웠던 모습들이 그대로 담겨 있다. 포항시설관리공단 제공
매일신문 6월 23일자 보도 내용.
27일 월드컵 벨기에전의 대규모 응원전이 열리는 포항야구장에서 상영될 선진 시민문화의식 홍보 동영상. 지난 알제리전 때 곳곳에 버려졌던 쓰레기들과 기물파손 현장 등 부끄러웠던 모습들이 그대로 담겨 있다. 포항시설관리공단 제공
매일신문 6월 23일자 보도 내용.

지난 알제리전 때 포항야구장에서 대규모 응원전을 벌였던 포항시는 이번 벨기에전을 앞두고 다시 야구장 응원을 할지 고민이 많았다. 포항야구장 내 매점 절도사건과 쓰레기 투기(본지 23일 자 4면 보도) 등으로 홍역을 치러 응원전 기획에 부담이 더해졌기 때문.

당시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경찰과 공무원 등 50여 명이 투입된 상태에서 발생한 사건이라 당시 상황에 대한 두 기관의 현장조사까지 이뤄졌을 정도다.

하지만 포항시는 시민 성원에 따라 당초 계획대로 포항야구장 응원전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재발할지 모를 절도 및 기물 파손을 막기 위해 경비인력을 대폭 늘리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쓰레기 자진 수거' '병'주류 반입금지' 등의 현수막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감시 강화는 시민화합이라는 대규모 응원전 성격과도 맞지 않으며, 성숙한 시민의식을 기대해보자는 취지다.

이를 위해 포항시는 지난 알제리전 당시 부끄러웠던 포항야구장 안의 모습들을 50초의 짧은 동영상으로 만들었다. 이 동영상은 벨기에전 경기 중간중간에 상영될 예정이다.

물론 동영상 준비도 쉽지는 않았다. FIFA는 월드컵 경기를 무단으로 개인 홍보에 사용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대규모 응원전이 열리는 곳마다 FIFA 직원들이 나와 경기 상영 전반을 감시한다. 포항야구장에도 이달 23일 알제리전 당시 FIFA 직원 2명이 현장 실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시는 이들에게 홍보 동영상이 영리 목적이 아니라 '선진문화 의식을 당부하는 공익적 목적'임을 설명했으며, FIFA로부터 상영 허가 승낙을 얻었다.

포항시 체육지원과 방석준 스포츠마케팅담당은 "사실 지난 알제리전 이후 '왜 일부러 사서 고민거리를 만드느냐'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월드컵 응원이 세월호 참사 이후 우울했던 시민들의 분위기를 북돋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여기다 포항 시민들의 수준이 바닥이 아니란 것을 확실히 증명해 보이고 싶은 마음에서 다시 기도하는 심정으로 응원전을 열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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