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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동락] 스쿠버다이빙-감압병과 재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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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압병에 걸렸다는 것은 인체 조직 내에 질소방울이 형성되어 있다는 뜻이다. 피부모세혈관에 질소가 있으면 피부가 화끈거리고 가려운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가장 경미한 수준의 피부감압병이라고 한다. 그보다 더 심하면 관절이 몹시 아프다.

오래전 일이다. 무리한 잠수로 어깨에 심한 통증이 왔다. 바늘 다발로 뼈를 콕콕 찔러대는 것처럼 아팠다. 당시에는 진해에 있는 해군의료원에 가야만 치료할 수 있었다. 진통제를 먹어도 통증은 쉬 가라앉지 않았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재압실에 들어가서 압력을 가하자 5분도 안 돼 씻은 듯이 나았다. 관절 속에 있는 공기 방울이 가압을 하자 조직 속으로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물속과 같은 높은 압력을 만들어 질소방울을 없앤 후 천천히 압력을 줄이면 물속에서 천천히 상승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갑압병에 걸렸을 때 현장(물속)에서 감압하는 것이 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현장 감압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감압병에 걸렸다고 판단되면 이송 도중 순산소 호흡을 하면 도움이 된다. 그리고 빨리 감압시설이 있는 곳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지인 중에 동해안에서 조개를 잡던 직업잠수사가 어느 날 수심 40m에서 평소보다 작업시간을 늘렸다고 한다. 배 위에 올라오니 가슴에 피부감압병 증상이 나타났다. 감압병 치료를 위해 물속에 다시 들어갔는데 물밑에 코끼리조개가 워낙 많아 감압병에 걸린 사실을 잊고 다시 무리하게 조개 잡는 데만 열중했다. 다시 배 위로 올라오니 어깨에 극심한 통증이 찾아왔다. 강원도 지역에는 치료시설이 없어 목욕탕에 갔다. 뜨거운 탕에 어깨를 담그면 덜 아프고 물 밖으로 어깨가 드러나는 순간 아파서 견딜 수 없어 문 닫을 시간까지 무려 4시간 동안이나 온탕에 있었다고 한다. 결국 목욕탕이 문을 닫자 진통제로도 해결할 수 없을 정도의 통증 때문에 울면서 부산까지 스스로 운전해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가설이지만 이번 세월호 구조작업 중 생존자가 있었다면 당연히 수중감압실에서 감압을 해야 했다. 고압의 환경에서 호흡한 생존자는 수면으로 바로 올라오면 감압병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다이빙벨'이라는 장비가 그런 역할을 하는 장비이다.

환경차단형의 다이빙벨이라면 수심 40m의 압력을 유지한 채 수면으로 바로 올려 배 위에서 감압을 하면 된다. 다이빙벨의 경우 천천히 크레인으로 상승시키는 게 가능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기는 하지만 현장에서는 꼭 필요한 장비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환경적인 요인 때문에 사용하지 못했다. 치료용 감압실이나 수중감압실, 다이빙벨의 원리는 모두 같다. 장시간에 걸쳐 천천히 압력을 줄여주는 장비이다. 세월호 구조작업에서 잠수사 몇 명이 안타깝게도 유명을 달리했지만 감압병과는 무관한 듯하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한 분은 납벨트를 벗고 비상수영상승을 시도했던 듯하고 다른 한 분은 절단작업 중 폭발사고로 숨졌다.

잠수가 위험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즐기기 위한 잠수는 산업잠수와는 확연히 다르다. 안전한 곳에서 잠수하면 되고 위험요소가 있으면 안 하면 된다. 사실 레저다이버에게 감압병은 그렇게 위험한 것은 아니다. 안전하게 잠수해 안 걸리면 되고 걸리면 재압실에 가서 치료받으면 된다. 수심 30m에서 공기가 떨어지면 어떻게 할 것인가.

감압병이 무서워 천천히 올라오면 질식하게 된다. 빨리 올라오는 게 좋다. 살아 있어야 재압실에 가서 치료받을 기회라도 있다. 따라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급상승을 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감압병에 걸리겠지만 과거와 달리 좋은 시설이 있기 때문에 치료가 가능하다. 어쨌든 안전수칙을 잘 지키고 적절한 교육과 훈련을 받고 안전한 물질을 하는 것이 최선이다. 감압병 증상이 발생했다면 치료시설이 있는 곳으로 연락해 재압실 가동여부를 확인한 뒤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재압실에 들어가는 것이 최선의 치료이다.

고경영(스쿠버숍 '보온씨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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